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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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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10곳 중 4곳, 법정 우선구매비율 위반한 이유…‘안 지켜도 되니까’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8.16 14:00

의무구매 달성률 2022년 52.3%→2025년 58.4%
방위사업청 우선구매비율 2년 연속 0.1% 미만…올해 계획은 3.49%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편집자주>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장애인 일자리는 공공조달에 달려있다. 공공기관이 장애인생산품을 구매해주지 않으면 장애인 공장은 곧바로 문을 닫게 된다. 민간기업이 나서서 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하지 않는 한, 장애인 일자리는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을 정하고, 매년 달성율을 고시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중증장애인생산품 의무구매비율 이상을 달성한 공공기관은 전체의 58.4%에 그쳤다. 공공기관 10곳 중 4곳 이상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방위사업청은 구매비율 0.05%로 국가기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매년 물품과 용역 등을 구매할 때 총구매액의 1.1% 이상을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우선 구매해야 한다.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감과 직업재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4년째 공공기관 40% 이상 법정 기준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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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챗지피티(ChatGPT)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 공개한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실적'에 따르면, 법정 의무구매비율을 달성한 공공기관 비중은 2022년 52.3%에서 2023년 56.3%, 2024년 57.6%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4년까지 적용된 법정 의무구매비율은 총구매액의 1.0%였다.


법정 기준이 1.1%로 상향된 지난해에는 전체 공공기관 1030곳 가운데 602곳이 기준을 충족해 달성률이 58.4%를 기록했다. 반면 428곳(41.6%)은 의무구매비율을 채우지 못했다.


달성 기관 비중은 2022년 52.3%에서 2025년 58.4%까지 높아졌지만, 최근 4년간 매년 공공기관의 40% 이상이 법정 구매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셈이다.


방사청 구매율 0.03%→0.05%…법정 기준 크게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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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챗지피티(ChatGPT)

특히 방위사업청의 우선구매 실적은 법정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방사청의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비율은 2024년 0.03%에 그쳤다. 당시 법정 의무구매비율 1.0%의 30분의 1 수준이다.


2025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방사청의 총구매액은 약 6913억원,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액은 약 3억1243만원으로 구매비율은 0.05%였다. 지난해보다 0.02%포인트 상승했지만, 2년 연속 구매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방사청의 구매비율은 국가기관 가운데 가장 낮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0.10%), 개인정보보호위원회(0.11%), 기후에너지환경부(0.20%), 기획재정부(0.29%) 등 다른 하위 기관과 비교해도 격차가 있었다.


방사청 “군수품 중심…구매 가능한 품목에 한계"

방사청은 낮은 실적의 배경으로 기관이 구매하는 품목의 특성을 들었다.


방위사업청은 본지에 “주요 조달 품목은 성능이 중요한 무기류와 장비류, 수리부속 등 군수품으로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이 생산하는 품목과 차이가 있다"며 “중증장애인 생산품은 복사용지·화장지·피복류 등에 집중돼 있어 군수품 구매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무용품과 가구류 등 구매 가능한 품목에 대해서는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를 확대하도록 각 부서에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3.49% 목표치…세부 구매계획은 없다

눈에 띄는 것은 올해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공표한 '2026년도 공공기관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계획'에 따르면 방사청은 올해 총구매액 약 7304억6000만원 중 255억2800만원을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계획상 우선구매비율은 3.49%로, 지난해 실제 구매비율 0.05%의 약 70배다. 법정 기준인 1.1%의 3배가 넘는다.


다만 본지가 정보공개청구와 추가 취재를 통해 구매계획 수립 과정을 확인한 결과, 품목별 구매 규모나 세부 구매계획은 별도로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방사청 한 직원은 “당초에는 법정 의무구매비율인 1.1%를 기준으로 구매계획을 산정했으나 총구매액 예산이 줄어들며 계획상 구매비율이 올라갔다"며 “구체적인 품목 계획은 별도로 수립하지 않았고, 현재 확인한 바로도 수치화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력 없는 우선구매 제도의 한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법정 의무구매비율을 달성하지 못한 기관에 매년 시정요구서를 발송하고 있다. 올해도 미달 기관에 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제도 교육과 현장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정 의무구매비율을 달성하지 못해도 과태료나 행정처분 등 직접적인 제재는 없다. 보건복지부도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의무는 있지만 현재 강제 제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각 기관은 실적 공표와 시정요구나 지적을 듣기만 하면 그만이다. 법령으로 정한 구매비율을 공공기관이 지킬 수 있도록 하는 실효성있는 제도 보완이 절실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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