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사진=UPI/연합)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여전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워시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수년째 달성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2%'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조정의 폭과 시기를 놓고 위원들과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정책을 올바르게 운용하면 지난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급등은 과거의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통화 긴축을 시사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도 선택지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워시 의장은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6월 물가 지표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5월(4.2%)보다 상승률이 둔화했고,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3.8%)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4% 하락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0.8%)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는 이에 대해 “임무를 완수했다고 말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발언이 워시 의장이 취임 이후 통화 긴축 가능성을 가장 분명하게 언급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명시적으로 긴축을 시사한 것은 아니지만 워시 의장이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네이션와이드의 캐시 보스티안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전반적으로 매파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트레이더(사진=AFP/연합)
시장에서는 이번 물가 지표를 계기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16.6%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무력 충돌을 재개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한 데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매파적으로 돌변하자 이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날 50%에 육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6월 CPI 발표 이후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크레디트사이츠의 잭 그리피스 투자등급채권 및 거시전략 책임자는 “이번 물가 지표로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며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고 중동 정세도 악화하고 있지만, 이번 지표는 연준이 당분간 관망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지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일부 덜어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내 최소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가 3.75~4.00%(1회 인상) 수준에 이를 확률은 42.6%, 4.00~4.25%(2회 인상)까지 오를 확률은 28.6%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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