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베를린홀에서 열린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지성 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정원선 인턴기자
박지성·유승민 혁신위원장을 주축으로 'K(케이)-축구 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당초 박 위원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유 회장에게 자리를 넘겼다. 이에 따라 혁신위는 박지성·유승민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베를린홀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거버넌스에 대해 논의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공동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며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만들어진 만큼, 이제부터는 축구인과 체육인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 주셨으면 한다"며 “정부는 한 걸음 뒤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이 물러난 공동위원장직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맡기로 했다.
유 회장은 위원장직을 수락하며 혁신위 참여 이유로 한국 체육 전반의 거버넌스 개선 필요성을 들었다. 유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전체 체육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설정하기 위해 혁신위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회장은 지난 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한체육회장이 축구라는 단일 종목의 혁신위에 참여하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좋은 제도와 새로운 거버넌스가 다른 종목에도 확산돼 대한민국 체육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축구 혁신위 참여를 특정 종목에 대한 개입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제도 개선으로 확장하기 위한 계기로 본 것이다.
◇ 혁신위원회 새로운 과제는 축구협회 '독립성 보장'
모두발언 이후 2시간가량 비공개로 이어진 첫 회의에서는 대한축구협회 거버넌스 개혁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은 회의 뒤 “당면한 거버넌스 개혁과 관련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혁신위 논의가 곧바로 협회에 대한 강제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 위원장은 “혁신위원회는 자문의 성격이 가장 강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있는 만큼 행정적으로 보완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가 강제적으로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구속력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 거버넌스 개혁 과정에서 협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어떻게 보장할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FIFA는 정치적 중립성을 원칙으로 삼고 각국 정부나 정치권의 축구협회 행정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이면서도 FIFA 정관을 따라야 하는 국제 축구단체"라며 “협회의 독립성과 자율성도 분명히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FIFA 규정상 정부 개입으로 비칠 수 있는 부분에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위 출범 당시 그 부분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며 “선수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점을 시작 단계에서부터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는 정치적으로 개입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서도 혁신위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혁신위가 협회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대책위원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어떤 절차로 어떻게 진행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K-축구 혁신위원회 위원들이 출범식이 열리는 베를린 홀로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성, 최휘영, 박주호 위원. 사진=정원선 인턴기자
혁신위가 실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논의가 제도 개선으로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달렸다. 박지성 공동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논의한 사안들이 얼마나 반영되고 실천에 옮겨지느냐"라고 말했다. 혁신위가 법적 구속력 없는 자문기구 성격을 띠는 만큼, 차기 협회장 선거와 협회의 후속 조치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벤투 감독과의 재계약이 무산된 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잇따라 논란을 겪었다. 2023년 2월 선임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기간 근무 방식과 전술 운영 등을 둘러싸고 비판을 받았고, 2024년 2월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경질됐다. 협회는 같은 해 7월 홍명보 감독을 새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절차와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대표팀을 둘러싼 혼란은 특정 경기 결과를 넘어 감독 선임과 대표팀 운영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졌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혁신위 출범식을 앞두고 이날 오전 사임서를 제출했다. 정 회장은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임원회의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2026 북중미 월드컵 폐막 이후 사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상황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사퇴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된 뒤 4연임을 이어왔으며, 13년 5개월여 만에 회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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