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기원 위스키 제조사 '쓰리소사이어티스' 도정한 대표
한국 최초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 미국·일본 등 10여개국 수출
“종가세, 국산 제조사 역차별…수제맥주식 '계단식 종량세'가 대안"
'시그니처' 원액 논란엔 “대응 잘못 인정…재출시 당분간 유예"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가 경기 남양주 기원 위스키 증류소 증류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한국은 주류 소비 강국이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오랫동안 공백으로 남아있었다. 경기 남양주에서 한국 최초의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을 생산하는 쓰리소사이어티스의 도정한 대표는 해외 면세점에서 마주한 외국인 파트너의 한마디 질문을 계기로 K-위스키 개척에 뛰어들었다. 초창기 고충부터 주세법 규제, 최근 '기원 시그니처' 원액 논란까지 기원 증류소와 국내 위스키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들을 도 대표로부터 들어봤다.
◇ “왜 한국 위스키는 없나" 질문에 불모지 개척 나서
경기 남양주 기원 위스키 증류소에서 최근 기자와 만난 도 대표는 한국 위스키 제조에 투신하게 된 계기로 '직관적인 의문'을 꼽았다.
과거 운영하던 맥주회사를 매각한 후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녔던 그는 해외 파트너들에게 아시안 위스키를 소개하고자 면세점에서 일본의 위스키를 구매해 가곤 했다.
도 대표는 “해외 파트너들이 한국인들도 위스키를 많이 마시는데 왜 한국 위스키는 없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 주류 소비량은 많은데 정작 한국을 대표하는 위스키 자체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선례가 없는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가장 큰 고충은 기술적·제도적 자문을 구할 곳이 없었다는 점이다. 도 대표는 “당시에는 물어볼 사람도, 참고할 레퍼런스 자체도 없었다"며 “정부에 기대할 수도 없었던 것이, 정부가 우리보다 더 모르니 가르쳐 주면서 같이 헤쳐 나가야 하는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고 초기 개척 당시를 회상했다. 규제를 지적하기에 앞서 정부와 도 대표가 시행착오를 공유하며 하나씩 법적 기준을 정립해 나가야 했다.
◇ 국내 제조사 발목 잡는 종가세…'계단식 종량세'가 대안
우여곡절 끝에 2020년 6월 남양주에 문을 연 기원 위스키 증류소는 현재 미국과 일본 등 해외 10여 개국에 원액을 수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도 대표는 현행 국내 주세법을 K-위스키 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도 대표는 “해외 수출처를 넓히며 더 많이 활동하고 싶지만 국내에서 이익이 남지 않으니 마케팅 비용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수입사들은 들여올 때만 세금을 내고 국내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는 세금을 안 내지만, 국산 제조사는 패키징 비용부터 업무용 차량 유류비까지 모든 활동에 세금을 내야 해 불합리하다"고 현재의 세제 역차별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세를 바꿔야 후발주자도 들어오고 기원 위스키도 날개를 펼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주세법상 위스키·와인·소주 등은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종가세(從價稅), 맥주·탁주는 용량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종량세(從量稅) 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여러 당사자들의 이해관계와 정부의 세수확보 문제로 위스키에 대해 전면적인 종량세 개편이 어렵다면, 과거 수제 맥주 도입 당시에 적용했던 '계단식 종량세'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도 대표는 설명했다. 도 대표는 “수제 맥주처럼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양조장에 한해 첫 20만 리터는 60%를 감면하고, 그 다음 40만 리터는 40%를 감면하는 식의 계단식 제도를 도입한다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며 “이미 혜택을 받고 있는 수입사는 제외하고 국산 양조장에 한해 허들을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세제 개편안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 “종량세 개편으로 국산 맥아 소비 촉진 가능"…높은 원가는 한계
도 대표는 종량세 개편을 유도하기 위한 명분으로 국산 원료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도 꼽았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협력해 국산 보리와 쌀 등 국산 원료의 소비 촉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역시 상업적인 단가 압박이 상당하다고 도 대표는 설명한다.
“국산 보리를 더 많이 쓰고 싶어서 연간 몇십 톤 규모로 매입하고 있지만 원가 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국산 보리는 영국산 보리에 비해 1㎏당 단가가 거의 두 배에 달하는데 효율은 오히려 30~40% 떨어집니다. 한국 보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영국 보리는 증류를 목적으로 수백 년간 품종을 바꾼 반면 한국 보리는 밥으로 먹기 위해 기른 것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죠."
여기에 한국적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시도했던 로컬 재료 실험 역시 경직된 법적 규제에 가로막혔다. 기원 위스키는 국산 복분자 캐스크 숙성 외에도 전통 수정과나 오설록 녹차 등을 오크통에 접목하는 실험을 진행했으나 주류면허허가센터로부터 판매 불가 판정이 내려졌다.
도 대표는 “수정과나 녹차 등을 활용하고 싶었지만 주류면허허가센터로부터 음식 성분을 넣으면 안 된다는 해석을 받았다"며 “주세법상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못해 위스키로 부르면 안 되고 '기타 주류'로 분류되어야 하는데 제약이 까다로워 출시가 무산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도정한 기원 위스키 대표. 사진=쓰리소사이어티스
◇ “'기원 시그니처' 논란, 대응 잘못했다"…재출시 당분간 유예
기원 위스키는 지난해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인 영국 국제와인&스피릿대회(IWSC 2025) '최고상(Trophy)'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SFWSC 2025) '대상(Best of Class)'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11일에는 SFWSC 2026에서 출품작 8개 제품이 모두 수상작에 선정되는 등 K-위스키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최근 위스키 커뮤니티에서는 국제 품평회 수상작인 '기원 시그니처'와 실제 시판 제품의 원액 구성이 다르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 대표는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도 대표는 “대응을 잘못했음을 확실히 인정하고 소비자와 커뮤니티에 사과를 드렸다"고 말했다. 출품 당시 품평회 가이드의 '개발 중(In development)' 조항만 확인했을 뿐, 성분과 도수(ABV)에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세부 FAQ 조항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잘못됐기 때문에 변명하고 싶지 않았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도 대표는 소비자 간담회를 열어 직접 경위를 설명했다. 후속 조치도 이어졌다. 그는 “소비자 지적을 충분히 이해해 기존 패키지에 '수상작'이 아닌 '영감을 받은 작품'이라는 스티커를 부착해 전면 수정했다"며 “이번 이슈를 계기로 당분간 재출시는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 세계 어디를 가도 '기원 한 잔 달라' 듣는 것이 목표"
도 대표는 기원 위스키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종착지가 스카치 위스키나 재패니즈 위스키의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처음부터 스카치 위스키를 만들거나 일본 위스키를 따라 하려고 시작한 사업이 아니다"며 “한국 기후 속에서 자란 한국 위스키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기원 위스키의 스타일은 맛과 향이 풍부하고 묵직하되 마실 때는 알코올이 세게 치고 나오지 않고 부드럽게 정돈되는 위스키"라고 정의했다. 마지막으로 도 대표는 “전 세계 어디를 가든 '기원 한 잔 달라(Let me have a Ki One)'는 말을 듣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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