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일인 3일 강원 속초시 교동 설악중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주요 외신들이 비중 있게 다루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6명, 교육감 16명, 시·군·구 기초단체장 227명, 광역의원 933명, 기초의원 3035명 등을 선출한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 전국 14개 선거구에서 함께 치러진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선거를 두고 “취임 1년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의 첫 전국 단위 시험대"라며 “지방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도 있지만, 제1야당이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경우 이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할 경우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6~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9.1%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고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온 점도 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5월 4주차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요약. 자료=리얼미터
AP통신도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한 채 선거전에 들어갔다"며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초래한 정치적 위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이번 선거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어려움에 처한 보수 야권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국민의힘의 위상이 크게 흔들린 상태라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말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보수 진영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가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보수 진영 내부 분열을 더욱 심화시킨 계기"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특히 서울시장 선거를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블룸버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패배할 경우 보수 진영의 상징적 거점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P통신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민주당이 서울을 비롯한 핵심 승부처를 가져가야만 진정한 압승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보수 진영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정치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선거 이후"라며 “보수 진영이 어떤 방식으로 재건되고 스스로를 재정의할 것인지가 향후 정치 지형을 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외신들은 다만 선거 결과와 별개로 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과 서울 집값 급등,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안정적인 관계 유지도 이 대통령의 핵심 과제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한국의 대미투자 약속 이행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까지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의 아담 파라르 이코노미스트는 “이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피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 정부가 미국의 레드라인을 오판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무역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양국 관계는 무역과 안보를 중심으로 중대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이 대통령의 정책 기조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제러미 챈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할 만한 정책은 피하면서 경제 관리와 시장 친화적 개혁, 에너지 가격 안정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선거의 정책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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