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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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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주식으로 간다”…연금보험 ‘반전 카드’ 찾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4.19 18:02

해외주식 열풍에 자금 이동
‘젊은 투자층’ 이탈 뚜렷

손실 막아주고 수익 노린다
‘혼합형 상품’ 부상

규제 문턱이 변수
‘보험식 해법’ 찾기 관건

보험-증권

▲국내 금융시장에서 보험-자본시장의 입지가 엇갈리고 있다.[이미지=제미나이]


보험사가 제공하는 저축성 상품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지형이 변하는 가운데 '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순 수익률 경쟁 보다는 보험업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상품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 상품 출시를 위해 업권 자체의 노력 뿐 아니라 현행 규제를 명확하게 해석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금융자산에서 보험과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30%대 초반을 유지했다가 2023년부터 하락하면서 지분증권·펀드(26.5%)에 따라잡혔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가 재평가되면서 잔액이 줄어든 영향이 있지만, 일명 '서학개미'를 비롯해 높아진 주식 선호도가 수치 변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금의 잔액이 2019년 약 1308조원에서 지난해 1650조원으로 26% 늘어났으나, 2024~2025년 투자펀드·해외주식에 투입된 자금이 150조원을 상회하는 등 지분증권과 펀드의 순거래액이 급증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멈췄고, 동결에서 인상으로 전환되면 주식 보다는 보험 쪽에 유리한 지형이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강해지는 만큼 매크로 환경에 의지하기 보다는 금융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라인업을 갖춰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유사 상품 대신 '전용기' 갖춰야

증권사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는 것은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다. 보험연구원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등 디지털 플랫폼의 편의성 측면에서 증권사가 우위를 점했고, 주식투자를 경험한 소비자의 채널 선호도 증권사에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연금저축펀드가 ETF 직접 매수로 낮은 비용 구조를 실현하는 중으로, 자산배분형 펀드를 편입해 전문가 일임 투자 수요에 대응하는 것 역시 증권사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만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난국을 극복할 무기로 꼽히는 상품은 '실적배당형' 연금저축보험이다. 이는 증권사가 제공하기 어려운 보장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금융상품으로, 변액보험을 비롯한 상품과 함께 특별계정으로 분류되는 특성상 계약자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기 때문에 출시를 가로막는 제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저축계좌는 세금이연 혜택을 받으면서 위험자산에 100% 투자할 수 있다. 해외 주식형 ETF 등 실적배당형 펀드 운용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업감독규정 제5-6조 제1항이 연금저축계약과 변액보험계약을 별도 특별계정으로 구분해 운용토록 하고 있으나, 양자의 결합을 금지하는 취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규정에 대한 유권 해석 또는 규정 정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 기존 변액연금 상위호환 버전 필요

실적배당형 연금저축보험의 강점은 '저점방어'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적립기에는 EMP(ETF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등을 토대로 시장 수익률을 추구하고, 시장 하락시 일정 수준의 적립금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적립기 종료 시점에 최소 납입원금 또는 비율을 보장, 수령기에 일정 금액을 인출 가능한 최저적립금보증(GMAB)을 제공할 수 있는 보험사의 강점을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도 사이드카(주식시장 급락시 선물 가격 급락이 현물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도록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조치)가 종종 발동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은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페인 포인트를 자극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 구조를 합리화하고 계약자 선택권을 확대하는 등 기존 변액연금 보다 높은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 보증수수료를 보증 유형과 수준에 맞춰 모듈화, 계약자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지를 두고 보증 범위와 비용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퇴 접근기에 GMAB를 선택적으로 부가하는 단계적 보증 모델도 고려할 수 있다"며 “확정기여(DC) 및 개인형(IRP) 퇴직연금의 경우 보다 경쟁력 있는 투자 펀드를 제공하고 인출방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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