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영덕군 고래불역에 독특한 조형물이 들어섰다. 푸른 동해를 닮은 고래 모형이다.
겉보기엔 매끈한 예술 작품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산업 현장에서 버려진 '폐안전모'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경북문화관광공사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역사(驛舍) 내 환경 조형물 설치를 의뢰하며 시작됐다. 이에 폐자원의 가치를 발굴하는 사회적 기업 우시산과 친환경 제조 기술 기업 주식회사 프램(FREM)이 손을 맞잡았다.
우시산이 폐안전모를 수거해 분쇄한 원료를 공급하고, 프램이 이를 바탕으로 기획부터 디자인, 제품 설계, 사출 성형, 설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총괄 수행하며 자원 순환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냈다.
편견을 기술로 깨다 업계에서 '재생 플라스틱'은 다루기 까다로운 소재로 통한다. 한 번 성형됐던 플라스틱을 분쇄해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물성(내구성)이 떨어지고, 불순물로 인해 사출 시 표면이 거칠어지거나 색상이 탁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의도는 좋아도 '예쁜 쓰레기'에 그치는 업사이클링 제품이 많은 이유다. 프램은 이 난제를 정공법으로 돌파했다. 이들은 불안정한 재생 원료를 안정적으로 사출할 수 있는 독자적인 데이터와 금형 설계 노하우를 투입했다. 특히 이번 고래 조형물은 프램이 개발한 모듈 가구의 연결 구조를 응용해, 거친 해풍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했다. 디자인, 설계, 사출까지 전 과정을 외주 없이 직접 수행하는 '올인원(All-in-One)'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이끈 프램 조기범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13년간 해외 공관에서 영사 업무를 수행한 외교관 출신이다. 해외 체류 시절, 선진국의 환경 정책과 제3세계의 쓰레기 문제를 동시에 목격한 그는 “말뿐인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로 쓰레기를 줄이는 '제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는 “플라스틱을 무조건적인 퇴출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고 순환시킨다면 자연 채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대체 자원"이라며, “우리는 재생 원료를 섞는 시늉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구성이 좋고 관리가 편리한 플라스틱의 본질적 장점을 살려 오랫동안 사용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프램의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이들은 현재 재생 플라스틱을 단일 원료로 한 모듈 형태의 지속가능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국내 사출 산업에 '친환경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입히고 있다. 폐안전모가 고래가 되어 돌아온 것처럼, 프램은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과 기술을 입혀 다시 우리 곁에 머물게 하는 '자원 순환의 새로운 공식'을 써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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