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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쏘아 올린 광주·전남 행정통합…“지금이 아니면 기회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1.03 15:04

AI·에너지 대전환, 새 정부 인센티브, 충청권 통합 가속 속 ‘호남의 선택’ 강조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쏘아 올린 광주·전남 행정통합…“지금이 아니면 기회 없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일 광주 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제공=전라남도

전남=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본격 궤도에 올랐다. 단발성 제안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잇따른 공식 발언과 제도적 조치, 공동선언으로 이어지며 국면은 '검토'에서 '결단'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제시한 명확한 문제의식과 시간표가 자리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여러 공식 발언을 통해 “AI·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광주·전남 대부흥을 이루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출발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 왔다. 행정구역을 단순히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 변화 속에서 지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김 지사의 메시지에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경계도 담겨 있다. 그는 “호남의 특별한 희생에 대해 특별한 보상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언급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특별한 노력을 통해 더 큰 보상을 스스로 가져와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의 결정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통합이라는 결단을 통해 정책과 자원을 끌어와야 한다는 인식이다.




행정통합을 통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를 확보하고, 재정과 권한 이양을 선제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구상도 이 연장선에 있다.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지역이 능동적으로 올라타야 한다는 정치적 판단으로 읽힌다.


김 지사가 통합 논의를 서두르는 또 다른 배경에는 충청권의 움직임이 있다. 충청권이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광주·전남이 결단을 미룰 경우 비수도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김 지사는 “이미 수도권에 편입된 것이나 다름없는 충청권이 통합에 성공할 경우 경제적 영향력뿐 아니라 정치적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5극 3특 체제에서 비수도권의 중심축이 이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광주·전남 통합을 '선택지'가 아니라 '대응 전략'으로 규정한 이유다.




2021년 행정통합 논의가 중단된 경험 역시 이번 판단의 중요한 기준점이 됐다. 당시에는 광주 일부 지역의 반대와 중앙정부 차원의 명확한 인센티브 부재로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 지사는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선을 긋는다.


정부가 통합 시·도에 대해 서울급 지위와 조직 특례, 교부세·소비세 확대, 공공기관 우선 이전, 초광역특별계정 설치, RE100 기반 전략산업 육성 등 구체적인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과거와 달리 '명분'이 아니라 '조건'이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행정안전부가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을 승인한 것도 상징적 장면으로 꼽힌다. 행정구역 통합 이전 단계에서 초광역 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통합 논의를 현실로 끌어내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전남도는 앞으로 특별회계 설치와 연합의회 구성 등을 거쳐 교통·산업·관광 분야에서 가시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가 강조해 온 '말이 아닌 성과로 통합의 필요성을 증명하겠다'는 구상이 구체화되는 대목이다.


논의는 결국 공동 선언으로 이어졌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은 새해 2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전남 대통합을 즉각 추진하겠다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양 시·도는 동수로 통합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도민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 지방정부 설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통합의 분수령으로 제시한 점은 주목된다. 통합 단체장을 선출해 곧바로 통합 지방정부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으로, 정치적 책임과 속도를 동시에 선택한 셈이다.


김 지사는 “광주·전남은 40년간 행정적으로는 분리돼 있었지만, 경제적·정서적으로는 하나였다"며 “인위적인 경계를 허물고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때"라고 강조해 왔다. 통합을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를 위한 재편으로 규정하는 이유다.


김영록 지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다. 그리고 행정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제 공은 시·도민과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통합의 명분은 제시됐다. 남은 과제는 이를 실행으로 옮길 사회적 합의와 정치적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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