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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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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주주환원 강화한다···자사주 소각하고 배당성향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1.28 10:37

8개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 공시
㈜LG, 광화문빌딩 매각 금액 주주환원 재원 활용
LG전자, 향후 2년간 2000억원 규모 추가 주주환원 계획

LG그룹 본사 전경

▲LG그룹 본사 전경

LG그룹이 자사주 소각량을 늘리고 주요 상장사 배당성향을 늘리는 등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한다. 지난해 각사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의 실제 실행 내역을 공개하는 동시에 향후 로드맵을 구체화해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다.


8개 상장사 올해 자사주 5000억원 규모 소각···내년 잔여 물량 처리 계획

2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내 8개 상장사는 이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을 일제히 공시했다.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이다.


LG그룹은 우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정책 개선을 계획대로 이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LG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5000억원에 달한다. ㈜LG는 기 보유 중인 약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중 절반에 해당하는 2500억원 가량(302만 9580주)를 지난 9월 소각했다. LG전자,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도 올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연이어 없앴다.


LG그룹은 내년에도 자사주 소각 기조를 이어간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LG는 시장 신뢰도를 한층 제고하는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 중 2500억원 가량 잔여 자사주 전량을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현재 보유한 잔여 자사주 전량(보통주 1749주, 우선주 4693주)을 내년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소각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2027년까지 2000억원 크기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처리하기로 했다.




배당성향 확대도 계획대로 이행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LG는 지난해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76%를 달성했다. 최소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10% 포인트(p) 상향키로 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을 배당한다는 정책에 맞춰 배당금액을 2023년 1449억원에서 지난해 1809억원으로 늘렸다. 올해는 약 900억원을 중간배당했다.


LG이노텍은 점진적인 배당 확대를 추진해 기존 연결 당기순이익 10% 이상으로 유지 중인 배당 정책을 2027년 15%, 2030년에는 20%까지 높여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주주환원율을 최대 60%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진행 중이다.


㈜LG, LG전자,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은 중간배당도 실시하며 연 2회 배당 체제를 정착시키는 등 주주친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빌딩 팔아 주주환원 재원 활용···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병행

LG그룹 상장사들은 이날 추가적인 미래투자 및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LG는 약 4000억원 규모(세후) 광화문빌딩 매각 금액을 미래 준비와 주주환원 재원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일부 금액은 주주환원 재원으로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향후 2년간 총 2000억원 규모 주주환원 계획을 새롭게 공개했다. 주주환원의 방법과 시기는 추후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고 시장과 추가 소통할 예정이다.


이어 전사 사업 포트폴리오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질적 성장' 영역의 성과도 소개했다.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기업간거래(B2B) △webOS 플랫폼 등 Non-HW △LGE.COM 등 소비자직접판매(D2C)와 같은 영역이 이에 해당한다. 3분기 말 기준 질적 성장 영역의 성과는 전사 매출액의 45%, 영업이익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질적 성장 영역을 통한 성과 창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간다는 생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과 성장투자간 최적의 균형을 추구하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LG화학은 사업성과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또 미래 성장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주식을 중장기적으로 약 70% 수준까지 낮추며 자회사 지분을 점진적으로 활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LG그룹은 중장기적으로 효율적 자원 배분과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주요 계열사별 목표치는 △㈜LG 2027년까지 8~10% △LG전자 2027년까지 10% 이상 △LG이노텍 2030년까지 15% 이상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제외) 2028년까지 10% 이상 △LG유플러스 중장기 8~10% 등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 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8년까지 매출을 2배 성장(2023년 대비)시키고 EBITDA 마진(북미 생산 보조금 제외 기준) 10% 중반 이상 달성 목표를 유지한다. 향후 선별적 투자와 라인 운영 최적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향상 등에 집중해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주주환원 가능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서 나아가 순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할 전망이다. 차입금도 13조원대 축소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체질개선 성과가 가시화 된 결과로 풀이된다.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과 기술 역량 고도화를 통한 구조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차입금 규모 축소 및 재무비율 개선을 지속할 방침이다.


㈜LG, LG전자, LG화학은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거버넌스 체계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보상위원회는 임원 보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주주이익 보호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조치다.


이같은 LG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행현황은 전날 회사가 대규모 조직개편 및 인적쇄신을 단행한 뒤에 나왔다. LG그룹은 전날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사령탑을 교체했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과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이 앞으로 각 사를 이끌게 됐다.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던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했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경영 관련 불확실성도 제거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사주 의무 소각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이지만 시장 신뢰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현금배당에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자본시장 내 지적을 겸허히 수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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