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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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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부수업무 확대, 캐피탈산업 ‘사면초가’ 돌파 솔루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22 17:27

자금조달 난항·타업권 진출 가속화
부동산 PF 리스크 등 자산건전성↓
금융업권간 규제 형평성 확보 촉구

신용카드학회

▲22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각적인 어려움에 처한 캐피탈업권의 반등을 위한 솔루션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단순한 기업의 실적 향상을 넘어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 금융소비자의 후생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제도환경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용석 서민금융원장은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에서 “캐피탈산업의 생존이 위협 당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지주계열, 캡티브 금융사, 독립계 캐피탈사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는 이유다.


안 원장은 △고비용 자금조달 구조 △시장 경쟁 격화 △편중된 여신을 대표적인 악재로 꼽았다. 캐피탈사는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 의존도와 금리 민감성이 높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을 겪으면서 A등급 이하의 조달금리는 4~5%대고, 일부 BBB 등급은 채권 발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은행과 신용카드사가 자동차금융·중금리 대출 분야 진출을 지속하는 중으로, 차금융은 인터넷은행의 '침공'도 이뤄지고 있다. 27조5000억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질도 걱정거리로 자리잡고 있다. 비수도권 사업장의 비중이 높고,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는 까닭이다.



포용금융, 비용 아닌 투자…패러다임 시프트·제도적 지원 필요

안 원장은 '포용금융'을 전략적 돌파구로 제시했다. 이는 서민금융·상생금융·녹색금융 등을 포괄하는 것으로, 마이크로 리스(사업 필수 장비에 대한 소액 리스 프로그램)과 소상공인 팩토링을 통해 신시장 개척과 리스크 분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다.




친환경·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조달하고 관련 채권 발행을 늘리면 조달비용 절감, 기업 이미지 제고, 해외 투자자 신뢰 확보가 가능하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민·관을 아우르는 노력도 촉구했다. 안 원장은 기업들을 향해 본업과 무관한 사회공헌(CSR)의 틀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포용적 참여를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개정 등 법·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여기에는 SGI서울보증 기반 '사잇돌2 대출' 취급 허용, '햇살론'을 비롯한 핵심상품 참여,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포용금융을 캐피탈사의 주요 업무로 명시) 등이 포함됐다.


캐피탈사가 정부 보증 정책 서민금융상품을 취급하는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타파해야한다고 토로한 셈이다. 그는 건전성 규제-중금리 실적 연동을 비롯한 인센티브 구조 설계도 제언했다.



車보험 판매 허용, 소비자 선택권 확대·보험료 인하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은 캐피탈사의 자동차보험판매·통신판매 부수 업무 허용의 효용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캐피탈사가 차보험 시장에 진입하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가격경쟁도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월~올 2월 플랫폼 비교추천서비스 운영과 성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플랫폼 이용 고객의 44.6%가 중소형 보험사 상품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점유율이 48.7%까지 높아졌고, 소비자들은 평균 26~27만원의 보험료를 절감했다.


서 회장은 캐피탈사가 더해지면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탈업계가 그간 축적한 자동차 관련 데이터와 고객들의 니즈 파악 역량을 들어 전문성 부족 등 일부 보험사들이 제기하는 문제도 반박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금융권의 화두로 부상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캐피탈사가 자산 일부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보유하면서 운전자본을 관리하는 등 국내에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을 비롯한 조치가 선행돼야한다는 것이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이 지급수단 또는 금융자산으로 인정돼야 고객에게 차량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출하고, 고객이 스테이블코인으로 리스·납입금을 지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캐피탈사가 전기차(EV) 확산의 금융적 가교 역할을 놓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높은 초기 구매비용과 불확실한 배터리 가치 등을 완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태준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안정적인 정부 보조금과 보증제도를 비롯한 지원사격이 EV 금융에 포함되면 상품 개발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극복에 도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식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과장은 “(조직개편 이슈 및 금융권 사이버 공격 등의 이유로) 정부가 움츠러들 수 있는 시점이지만, 생산적 금융 관련 논의가 나오고 있는 만큼 캐피탈업권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기존 업권 대비 차별화된 강점을 보여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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