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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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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팰리세이드·쏘렌토 ‘각광’, 대형세단 G90·K9 ‘시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9.02 14:37

회장님차 매출효자 옛말…1~8월 출고량 월 수백대 수준

고급차 위상 GV80에 뺏기고 SUV에 밀려 판매량 하위권

SUV 승차감·공간 확대, 첨단성능 향상…세단 입지 위축

제네시스 G90

▲제네시스 G90

기아 K9

▲기아 K9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한때 '회장님 차'로 각광받던 대형 세단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바뀐 영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G90의 올해 1~8월 판매는 전년 동기(5542대) 대비 8.2% 줄어든 5088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아 K9의 실적도 1580대에서 1117대로 29.3% 떨어졌다.


두 차종의 지난달 성적으로 보면 각각 577대, 143대에 머물렀다. 현대차·기아 승용차 전체를 놓고 보면 하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대형 세단은 한때 매월 수천대씩 팔려나가며 회사의 효자 역할을 했던 차종이다. 제네시스 G90의 1세대 모델이 EQ900도 꾸준히 1000~2000대 가량 판매를 유지했다. 2021년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 나올 당시에는 첫날에만 1만2000대가 계약되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G90·K9 수요자의 상당수는 SUV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올해 1~8월 4만2268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217% 급등한 수치다. 올해 2월 출시된 전동화 대형 SUV인 아이오닉 9도 지난달까지 5671대가 출고돼 G90 실적을 넘어섰다. 제네시스 GV80 역시 2만1289대 팔려나갔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 판매는 6만686대에서 6만4713대로 6.6% 늘었다. 미니밴으로 분류되는 카니발(5만5711대)과 픽업트럭 타스만(6152대) 인기도 상당하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기아 승용 판매 중 차종별 비중을 살펴보면 최근 트렌드를 더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현대차 세단은 13만3102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SUV, 미니밴 등을 합산한 레저용차량(RV) 실적은 17만3450대에 달했다.


기아는 격차가 더 크다. 세단이 9만1707대 나갈 동안 RV는 24만7571대가 팔렸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승용 판매는 2.7% 줄었지만 RV 성적이 4.3% 개선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업계에서는 새로 출시되는 SUV들이 기존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본다. 10여년 전만 해도 SUV 승차감이 세단보다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며 공간이 넓다는 장점이 돋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세단 인기는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쏘나타·K5 등 전통적인 인기 차종의 수요가 예전같지 않고 현대차·기아 역시 SUV 위주로 신차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의 경우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신차 라인업을 늘리는 등 기존에 없던 시장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대형 세단의 경우 중·소형급 차량과 비교해 신차 교체 주기가 길다는 특징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럭셔리 대형 SUV 승차감과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다보니 해당 차종 관련 고객 문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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