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이찬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에 향후 4년간 총 260억 달러(약 35조 원)를 투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210억달러에서 50억달러를 추가한 것으로, 미국 내 전략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린 행보다.
이번 투자는 제철, 자동차, 로봇 등 그룹 미래 성장의 핵심 분야에 집중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미국 정부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그룹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산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친환경 공정을 통한 고품질 철강을 확보해 현지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전략 분야에 공급, 미국 내 철강-부품-완성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내 생산능력을 대폭 늘린다. 현재 연간 70만 대 수준인 현지 생산을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차까지 전 차종으로 확대해 미국 소비자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한다. 이와 맞물려 부품 계열사들도 배터리팩 등 전기차 핵심부품 현지 조달 비중을 높이고, 공급망을 강화한다.
로봇 산업 투자도 본격화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연 3만대 규모 생산이 가능한 로봇 전용 공장을 설립, 향후 확대될 로봇 생태계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분야에서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모셔널 등 자회사 사업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집행 중이다. 올해에만 총 24조 3천억 원을 투입하며, 화성 기아 EVO 플랜트와 울산 EV 전용공장 등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20조 4천억 원)보다 19%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와 핵심 신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것"이라며 “양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