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EV '캐스퍼'(일본 브랜드명 '인스터') 이미지
현대자동차가 전기차(EV) 캐스퍼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일본 친환경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3월 1분기까지만 해도 일본시장에서 부진해 현지 공략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지만 4월에 캐스퍼 EV의 일본 모델 '인스터 크로스'(이하 인스터)가 투입된 이후 판매 상승 분위기로 달라졌다.
8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648대의 자동차를 현지 판매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인 618대을 넘어선 수치다.
이같은 분위기 반전은 올해 4월 판매를 시작한 인스터의 활약에 따른 결과로 현대차는 분석한다.
현대차의 올해 일본시장 월별 판매를 보면, △1월 41대 △2월 40대 △3월 51대로 부진했다. 그러나, 인스터를 투입한 직후 △4월 82대 △5월 94대로 올라서는 양상을 보였고, 이어 6월과 7월 각각 130대를 판매했다. 지난달엔 80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2022년 5월 아이오닉 5, 넥쏘 등 무공해차량 중심 라인업을 앞세워 일본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동시에 딜러 없는 온라인 판매 체제를 구축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다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의 일본 판매와 비교하면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본이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지만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등은 매월 수천대의 차량을 팔아치우고 있다.
특히,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차만 판매하는 중국 BYD에 밀리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설명이다. BYD는 올들어 1~8월에 2175대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럼에도 현대차 친환경차량이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진출 첫 해였던 2022년 말 아이오닉 5가 '일본 올해의 차 2022~2023' 시상식에서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현대차는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일본 올해의 차'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현대차는 '인스터 크로스' 등 신차를 추가하고 온·오프라인에서 일본 고객과 접점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BYD 등이 현대차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 모두에서 일본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판매량을 꾸준히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7월30일 실시간 화상 상담 서비스를 론칭해 온라인 판매의 편리함을 유지하면서 인간적 소통을 중요시하는 일본 고객의 니즈도 충족시킬 수 있는 창구를 마련했다.
전용 전시장도 차례로 연다. 올해 5월 현대차의 복합 고객체험 공간인 '현대차 오사카 CXC''를 시작으로 6월 센다이, 7월 후쿠오카에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일본 고객들이 차량과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연말까지 도쿄, 사이타마 등 일본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오프라인 전시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일본 지역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지난 4월1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열리는 오사카 엑스포의 브론즈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현장 스태프들의 이동편, 방문객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친환경 전기버스 일렉시티타운 3대를 협찬했다.
지난달에는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 구단에 아이오닉 5를 제공했다. 구단 최초의 EV 불펜카로 운영함으로써 일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현대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10일 출시되는 인스터 크로스가 판매 동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일본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고객만족을 실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