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숙희 익산시농업기술센터소장이 4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있다. 제공=홍문수 기자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전국 지자체 최초로 '드문모 심기' 농법을 도입한 익산시가, 기후위기와 농촌 고령화 시대에 맞는 미래형 지속가능 농업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익산시는 이에 더해 직파재배 기술 확대와 병해충 통합 방제 전략을 병행하며, '덜 들이고도 더 거두는' 농업 혁신의 모델을 구축 중이다.
류숙희 익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올해로 8년차를 맞은 드문모 심기 기술이 지역 농가의 노동력과 생산비는 줄이고 수확량은 유지하는 성과를 거두며 현장에 확고히 뿌리내렸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2018년 전국 최초로 드문모 심기 시범사업을 시행, 현재까지 28억 원을 투입해 64개소 2,000ha 규모의 벼 생산단지를 조성했다.
드문모 심기는 말 그대로 모를 '성글게' 심는 기술이다. 모판의 볍씨 파종량을 늘리는 대신, 실제 이앙할 때는 포기 수와 본수를 줄여 육묘 상자를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는 재배법이다.
익산시가 신동진 품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10a당 수확량이 37주 재식 시 490㎏, 42주도 490㎏, 50주는 511㎏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80주로 빽빽하게 심은 경우 오히려 병해충이 많아 460㎏에 그쳤다. 이는 고밀도 재배가 반드시 생산성을 보장하지 않음을 방증한다.
생산비 절감 효과도 탁월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드문모심기는 10a당 약 6만3,500원의 생산비를 줄일 수 있다. 익산시 전체 벼 재배면적의 약 85%에 해당하는 1만3,300ha에 이 기술이 적용되며, 연간 84억 원 규모의 생산비 절감을 이끌고 있다. 시는 향후 전면 확대 시 100억 원 이상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익산시는 드문모에 이어 벼 직파재배 기술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특히 무논점파 방식은 못자리, 이앙 과정을 생략해 생산비를 32%, 노동력을 37%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2개소, 31ha 규모의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연시회 및 평가회를 통해 기술 확산을 도모 중이다. 현재 70ha로 추정되는 직파재배 면적은 2027년까지 500ha로 확대될 계획이다. 농촌 일손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직접파종+드문모 기술의 결합은 기계화와 비용 절감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다.
기후변화로 병해충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익산시는 사전방제와 종합방제 지원사업도 병행해 추진 중이다. 올해 사전방제에는 7억8,900만 원, 종합방제에는 7억8,4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농업인이 지역농협이나 농약사에서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전용 교환권 방식을 도입해, 사용 편의성과 수요 대응력을 높였다.
류숙희 소장은 “드문모와 직파재배 같은 기술은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기후위기와 고령화 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생존전략"이라며 “익산형 농업기술 혁신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현장 중심 보급과 농가 부담 완화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