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 언론기사 129건 분석
피해자 80대 이상 최다, 치매여성 69% 남성의 2배
가해자 아들 약 50%…오랜 간병·순간적 분노 원인

▲서울시 치매안심센터 '치매 집중 조기검진' 홍보 포스터
지난 30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치매노인 간병살인' 피해자는 연령대에선 80대 이상, 성별에선 여성이 많았고, 주요 살인 원인은 보호자들의 오랜 간병 지침과 순간적인 분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간병살인 가해자는 아들이 약 50%로 가장 많았다.
간병살인 위험은 개인적 요인(치매 증상으로 인한 순간적 분노 등), 경제적 요인(오랜 간병에 따른 생활고 등), 사회적 요인(자식이나 가족에게 부담 우려 등)이 복합 작용하고 있었다.
이같은 간병살인의 어두운 실태는 전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아란 강사팀(노엽·이나윤)이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0년 동안의 국내 신문 기사를 중심으로 작성한 '치매노인 간병살인에 관한 연구'에서 드러났다.
전북대 연구팀은 간병살인이라는 용어가 언론에 처음 등장한 1995년 이후 지난해 7월까지 국내 일간지 총 58개(전국지 11개, 지역지 45개 포함)에 보도된 기사 129건 사례를 분석했다.
피해자들 연령대는 △60대 14.7% △70대 35.7% △80대 이상 42.6% △미상 7.0%로 집계돼 '70대 이상'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연평균 약 4건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유난히 많이 발생한 해는 1997년 7건, 2005년 8건, 2011년 10건, 2013년 9건, 2017년 11건, 2019년 6건(4.7%), 2023년 7건 등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간병살인을 당한 여성 치매노인이 89명으로 69%를 차지했고, 남성 치매노인은 40명(31%)으로 여성 피해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64건(49.7%)으로 가장 많았고, △남편 29건(22.4%) △부인 18건(13.7%) △며느리 10건(7.6%) △딸 4건(3.2%) △손주 2건(1.6%)이었고, 사위와 사돈도 각각 1건(0.8%)이었다.
주요 가해자들의 연령을 살펴보면, 아들은 50대 25건(19.4%), 40대 20건(15.5%), 30대 4건(3.2%), 20대 3건(2.3%), 60대와 70대가 각각 1건(8.5%) 순이었다.
남편은 70대 14건(10.9%), 80대 12건(9.2%), 90대 2건(1.5%), 60대 1건(0.8%)이었다. 부인은 70대 7건(5.4%), 60대 6건(4.5%), 50대와 80대가 각각 2건(1.5%), 40대 1건(0.8%)이었다.
그밖에 딸은 50대 2건(1.5%), 30대와 40대가 각각 1건(0.8%)이었다.
치매살인을 유발한 개인적 요인으로는 △치매 증상 악화로 지침 △치매 증상으로 인한 순간적 분노 △가해자의 신체적 건강 악화 △평상시 치매노인과 갈등 △우울 및 간병 스트레스 △치매 증상으로 가족을 괴롭혀서 △고통 없이 편하게 보내주기 위해 △치매노인 당사자 요청 △간병 문제로 가족과의 갈등 등으로 다양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사회과학연구' 제36권 1호(2025)에 실렸다.
전북대 박아란 연구팀은 “치매노인 간병 가족의 정서·신체적 스트레스는 향후 간병살인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치매노인 간병살인 집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