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의 모습.
검찰이 30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는 압수수색 대상과 관련해 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통일교 고위 인사가 건진법사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뿐 아니라 고가의 가방까지 전달한 정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전씨에게 가방 역시 건넸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그 진위와 실제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전 본부장이 통일교의 캄보디아 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을 받기 위해 전씨를 통해 윤 전 대통령 부부 측에 청탁을 시도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내부 행사에서 2022년 3월 22일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 1시간가량 독대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3개월이 지난 2022년 6월 13일 향후 5년간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기존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증액했으며,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년 11월 캄보디아 순방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윤모씨에게 '김 여사 선물'이라며 6000만원대 명품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받은 기록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기도비 명목으로 3000만원의 현금다발을 보낸 문자 메시지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통일교 계열 선문대를 압수수색하고 윤 전 본부장을 피의자로 조사했다. 돈을 건넨 사실은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지검 압수수색 과정은 신응석 검사장이 실시간 보고를 받으면서 이끌고 있다. 신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불리며 과거 검찰에 재직할 당시의 윤 전 대통령과도 근무 인연이 있다.
그간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여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지난 4일 파면된 이후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을 구속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1월 내란 혐의와 관련해 한남동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다만 아크로비스타 사저는 기존 한남동 관저처럼 형사소송법상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압수수색 불승인 등의 절차 사유가 적용되지 않아 검찰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