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연도별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총액. (자료=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한국은행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매입한 환매조건부채권(RP) 총액이 47조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한 해 보다 많은 규모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은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47조6000억원 규모의 RP를 매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던 2020년 한 해 동안 매입한 RP 총액은 42조3000억원으로, 이를 넘어섰다. 지난해 한 해 RP 매입 총액은 106조1000억원으로 2020년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한은은 대내외 여건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RP를 매입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한다.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채권을 되팔아 유동성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3월 한은은 RP 무제한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 해 한은은 42조3000억원의 RP를 매입했고, 2021년 4조원, 2022년 26조8000억원 수준으로 매입량을 조절한 후 2023년에는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3고 현상에 다시 50조9000억원의 RP를 매입했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때는 금융시장 불안이 극대화되자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47조6000억원의 RP를 매입한 것이다.
한은은 유동성 공급량을 파악하기 위해 상환 후 잔액의 일 평균을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적용해도 비상계엄 여파는 상당했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지난달 12월 RP 잔액 평균은 14조9000억원으로 직전 최고액이었던 2020년 6월의 14조원을 넘어섰다.
정 의원은 “내란으로 인한 금융시장 악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보다 크다는 것을 한은이 입증한 셈"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경제의 발목을 부러뜨린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시장 경색을 막기 위해 이창용 한은 총재를 비롯한 한은 임직원 모두 고생이 많았다"며 “이 사태가 온전히 마무리되기 전까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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