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경기 내년에도 어려워…해외 수주 경쟁력 확보·사업 발굴 지속해야"
▲현대건설이 공사한 사우디 카란 가스처리시설 전경. 현대건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고전하고 있는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서 마저 죽을 쑤고 있다. 이미 수주한 공사마저 줄줄이 무산, 지연되면서 연간 400억달러 수주 목표 달성이 이미 물 건너간 상태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가 계약 해지되거나 최종 계약이 지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E&A는 최근 2020년 알제리에서 수주한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 공사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당시 삼성E&A는 알제리 최대 국영석유회사인 소나트랙이 발주한 알제리 하시 메사우드 정유 플랜트 공사를 스페인 테크니카스 레우니다스와 공동 수주했었다. 계약금액 4조3000억원 중 삼성E&A의 계약분은 약 1조90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삼성E&A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10조6249억원)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E&A 관계자에 따르면 해지 사유는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계약조건 변경 협의 결렬이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재무적 손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우건설도 2022년 투르크메니스탄 화학 공사와 '암모니아 요소 비료 공장'및 '인산 비료 공장'을 짓는 업무협약(MOU) 2건을 체결했지만, 공사비 이견으로 인해 최종 입찰에서 수주에 실패했고 지난 10월 인산 비료 공장만 수주에만 성공했다. 당초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수주액은 1조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가스공사와 가스 공장 탈황 설비 공사 계약을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양측이 공사 금액을 두고 1조원 가까운 이견을 보이면서 본계약이 연기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공사(아람코)에서 수주한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공사비가 애초보다 200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발주사가 일부 설비를 제외하면서 총 공사비가 3조777억원으로 깎인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도 내실 있는 해외 수주를 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영역을 확장하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리스크를 검토해 보수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현재 상황에 공격적으로 해외 수주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경기는 한번 안 좋아지면 적어도 몇 년은 가기 때문에, 국내 경기는 내년에도 어렵다고 본다"며 “갑자기 공사물량이 몇 배 늘어나거나 매매거래가 확 늘어날 일은 없기 때문에 내년에도 좋아질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는 것처럼, 발주 물량이 많으면 그 중 계약 취소나 축소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수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업은 비가 오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천수답'의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꾸준하게 목표한 지역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와 사업 발굴 등을 지속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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