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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명이 된 밸류업 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09 11:11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윤하늘 자본시장부 기자

“밸류없, 밸류 다운 지수…"


최근 시장에서 한국거래소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표현하는 말이다. 지난달 24일 밸류업 지수가 공개된 이후 시장에서는 혹평을 내놓고, 거래소는 해명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기업가치 제고 종목인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KT'가 빠지고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SK하이닉스가 특례로 편입되면서 기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던 엔씨소프트, SM엔터, 두산밥캣도 편입됐다. 경영권 이슈나 인수·합병이 진행 중인 기업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고려할 여력이 제한적인데 포함된 것도 거래소의 시장 관심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도 발 빠르게 '밸류업 지수 편입 부적합 명단'을 내놓았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는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지수 100개 종목 중 55개 종목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진행했고, 24개의 종목을 부적합하다고 봤다. 개별 지배구조 및 중장기 전략을 고려하지 못했고 실적이 일시적으로 양호했던 기업도 기술적으로 편입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보고, 시장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B증권은 지난달 30일 '밸류업 미편입 금융주, 주가 하락은 기회'라는 리서치 보고서를 내고 밸류업 편입 실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강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자본 비율을 개선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 KB금융은 9월 25일부터 10월 8일까지 14.04%나 상승하기도 했다.




시장 상황이 심각해지자, 거래소는 지수 공개 이틀 만인 지난달 26일 연내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조기 변경을 검토하기로 했다. 밸류업 지수 시장의 실망감, 지적에 무관심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 것이다. 일은 벌어졌고,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 의구심은 지속해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은 중장기적인 우리 증시의 목표다.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선 기업의 특성, 지배구조, 기업가치 제고 현황 등을 세세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밸류업 지수가 이름과 같이 평가 받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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