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네트웍스 CI
휴림네트웍스가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한 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번 CB 발행에 따른 주가 상승이 정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400억원 규모 CB 발행 소식에 급등…미국·중국 투자?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휴림네트웍스는 지난 2일 팔란티어 투자조합 1호, 폴라리스 투자조합, 줌위 코리아 조합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 중 10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3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전환가액은 1만641원으로 결정되었으며, 이는 공시 직전 주가인 1만4660원보다 낮은 수준이며, 현재 주가대비로는 거의 절반에 불과하다.
CB 물량도 대규모다. 발행 결정 당시 기준으로 휴림네트웍스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규모다. 공시 이후 주가가 오르긴 했어도 여전히 현 시총의 88.30% 수준에 달한다.
주가 대비 낮은 전환가액에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사채가 대규모로 발행되는 것은 기존 투자자들에게 환영할 일은 아니다. 기존 주식 가치의 희석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공시를 호재로 봤다. 공시 이후 휴림네트웍스의 주가는 급등하면서 2일에는 상한가인 1만9050원을 기록했다. 3일에도 장중 26.77%까지 오르다 종가 기준 1.52%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의 원인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들이 오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바로 전환사채 인수 대상자의 이름이 해외 유명 기업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팔란티어 투자조합 1호의 경우 미국의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를 연상시킨다.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는 2003년 설립된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전문 소프트웨어 회사로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뉴욕거래소에서 시가총액 575억 달러(약 80조원)을 기록하는 곳이다.
이어 줌위 코리아 조합의 경우 중국 최대 전구체 기업 줌위신재료고분유한공사(CNGR Advanced Material)의 100% 자회사 줌위홍콩뉴에너지테크놀로지를 연상시킨다.
줌위홍콩뉴에너지테크놀로지는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알려졌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는 지난 4월 최대주주 변경 작업 이후 주가가 10배 가까이 오르는 중이다.
이번 휴림네트웍스의 주주게시판 등에도 '줌위의 투자로 제2의 스카이문스테크놀러지가 된다'는 식의 글이 올라오는 등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포인트가 선명하다.
◇투자 실체는 불분명…사측 “누군지 모르지만 정정공시 예정"
문제는 팔란티어 투자조합 1호와 줌위 코리아 조합 등은 실제 미국의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나 중국의 줌위 등과는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줌위홍콩뉴에너지테크놀로지의 투자를 받은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의 공시에는 홍콩에 위치한 회사의 주소와 사업자등록번호, 업무담당자 이름 등이 모두 기재돼있다.
하지만 이번 휴림네트웍스의 공시에는 이런 정보가 전혀 없다. 민법 상 조합으로 보이는 이번 투자 주체의 주체가 실제 미국이나 홍콩 측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만약 실제라면 민법상 조합을 이용해 투자자들의 정보를 숨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휴림네트웍스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요청으로 이번 전환사채 대상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추가해서 정정공시가 나갈 예정"이라며 “해당 조합이 미국이나 중국과 관계됐는지 회사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휴림네트웍스의 과거 행보를 비춰볼 때 이번 공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휴림네트웍스는 과거 '감마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 2018년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가 법원의 도움으로 상장을 유지했다. 이후 감자 등을 진행하면서 고점 대비 현 주가는 9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전략도 불확실성하다. 휴림네트웍스의 주당순이익(EPS)은 마이너스 6390원으로 적자 상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구체적인 사용 계획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휴림네트웍스의 주가 급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며 “불확실한 정보에 의존한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현혹되기보다는 회사의 재무 상태, 경영 전략, 그리고 산업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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