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료 예정 아파트 전체 거래량의 11%…향후 전·월세 가격 상승 견인할 수도
건정연 “임대인 입장에서 제도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 필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국민 주거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임대차 2법'이 시행된지 4년이 되어가면서 계약갱신권 만기 예정 주택을 중심으로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 이에 임대차 2법의 본래 취지에 맞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임대차 2법 시행 4년이 지난 시점에 따른 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 “계약갱신요구권 만료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점검 필요한 시기"
임대차 2법은 2022년 7월 시행돼 이달 말로 만 4년을 맞는다. 기존 계약기간 2년에 2년을 추가로 늘려 총 4년 거주를 보장하는 '계약갱신요구권(갱신청구권)'과 재계약 시, 임대료 상승폭을 직전의 5% 상한으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가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국민 주거생활의 안정 보장'이라는 법 개정의 취지와는 달리 초기부터 부작용이 발생했다.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과 한 번의 계약으로 4년 동안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전세값이 급등하는데 영향을 줬다.
또 최근 2년여 사이엔 고금리·고물가로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역전세 현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전세사기 피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임대차 2법 시행이 전세 사기 확대의 요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는 임대차 2법 제도 폐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임대차 2법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 계약갱신요구권 만료 아파트, 전·월세 가격 상승 견인할 수도
건정연에 따르면 임대차 2법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계약갱신요구권' 만료되는 아파트는 이달 기준 1만3169가구이며, 오는 12월까지 6만4309가구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7월부터 12월까지 만료 예정된 6만4309가구는 같은 기간 전체 아파트 거래량 대비 약 10.9% 수준으로 향후 전·월세 가격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계약갱신요구권 만료 이후, 신규 계약 주택을 중심으로 임대차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로 인해 지난 4년 동안 임대료를 시세만큼 올리지 못한 임대인들이 갱신청구권이 만기되는 시점에 신규 임대차 계약을 통해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려 전·월세 가격이 급증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실제 아파트 전세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존재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계약 시점이 어느 한 시점에 몰리지 않고, 매달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반기에 금리 하락 전망으로 인해 전세에서 매매 수요로의 전환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건정연은 이번 보고서에서 우려론에 손을 들어줬다. 오는 12월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이 만료되는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 거래 건수 대비 비중이 10% 내외일지라도 아파트를 제외한 연립·다세대 주택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물량이 만기가 될 예정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공급 물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과 전·월세가격지수 상승세 및 전세수급지수를 감안했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정연은 임대차 2법 폐지와 관련해 '국민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법 개정 취지에 맞게 제도 폐지보다는 보완 및 개편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차 2법의 실효성 논란에 폐지와 개편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주거 정책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보완·개편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고하희 건정연 선임연구원은 “5% 전월세 상한제 제도로 인해 적정한 시세에 맞춰 계약 갱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및 계약의 자유를 저해한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임차인뿐만 아니라 임대인의 입장에서 제도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며 “제도는 유지해 임차인의 주거 안정 기반은 마련하되, 임대인의 재산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5% 전월세 상한제는 요율을 개정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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