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9월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모습(사진=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서방 언론들은 물론 중국 매체도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번 방북의 최대 관심사는 양측의 군사협력 수준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인공위성 기술 지원을 시사했다.
특히 1961년 옛 소련과 북한이 체결한 '조·소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포함됐다가 한러 수교로 1996년 폐기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되살리는 정도의 협의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19일 북한 방문과 관련 “푸틴에 대한 증대하는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재래식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북한의 능력을 부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냉전 시대 동맹이었던 북러는 소련 해체 이후 관계가 차가워졌으나 수년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이유로 한 대(對)미국 적대감을 공유하면서 다시 가까워졌다"며 북한이 핵무기 능력 향상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러시아와 냉전 때의 군사 동맹을 복원하는 시도를 할 것이란 한국 전문가들의 관측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과 김정은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푸틴을, 핵·탄도 미사일을 이유로 김정은을 각각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을 거부하면서 상대국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다시 한번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NN은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가 개최된 것을 거론하면서 “푸틴의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김정은의 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모색하기 위한 기회"라면서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재개되면서 이런 목표는 더 시급해졌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김정은은 신냉전 구도 속에서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확장하고, 역내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차원에서 러시아에 (외교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푸틴의 방북에 대해 “핵무장 국가인 북한과 급성장하는 (러시아의) 파트너십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언론들은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푸틴 대통령의 방북 배경과 러시아와 북한이 주고받을 '거래'에 주목했다.
BBC 방송은 '푸틴이 방북을 확정하며 서방을 조롱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옛소련 시절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로 발전했다"면서 이는 서방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인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도 영어판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세계 최고 은둔 국가' 북한 방문은 “그가 2022년 2월 시작한 (우크라이나) 군사작전을 이어가기 위해 탄약을 확보하려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를 전례 없는 국제적 고립에 빠트렸다고 짚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P/연합)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의 경제매체 차이신도 18일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게 됨으로써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관계가 과열되고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같이 우려를 표시했다.
이 신문은 “이번 방북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수준의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련 보도를 삼가는 게 관례인 중국에서 민영매체 차이신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북을 두고 북·러 군사 관계 과열을 경계하고 있는 배경에는 중국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메시지를 관영 매체를 통해 발신하면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의지로 비쳐 북·중 또는 중·러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중국 당국이 민영매체를 이용해 북한과 러시아 모두에 경계심을 표시한 것이다.
북한·러시아와의 지나친 밀착으로 자칫 신냉전이 초래될 가능성을 중국이 경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과의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이 명시된 조약을 맺은 중국은 북·러 양국이 해당 조항을 부활시킨 새 조약을 맺게 되면 북한을 축으로 한 '중·북·러' 구도가 되살아나 서방 공격을 받을 걸 우려하는 기색이다.
중국과 북한은 1961년 7월 '조·중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을 체결했으며, 이 조약 2조엔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이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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