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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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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웃·李 공관위원장’ 교수들인데 설마…거센 ‘비선 야화’ 후폭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9 10:41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수회담.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영수회담이 공적 루트보다 사적 루트, 이른바 '비선'에 의해 이뤄졌다는 논란이 뜨겁다.


여야는 이를 '사실 무근'으로 일축하고 있지만, 가교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윤 대통령, 이 대표와 실제 가까운 사이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서 비선 논란에 대해 “좀 황당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주장하시는 것처럼 그런 엄청난 역할을 줬다고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앞서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지난 7일 공개된 한국일보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이 윤 대통령 메시지를 이 대표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시지 내용은 △총리 인사 야당에 추천권 △비서실장 인선에서 이 대표 잠재적 경쟁자 배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등으로 전해졌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 부부와 같은 아파트 이웃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고, 임 교수는 지난 총선 민주당 공천관리장을 지낼 만큼 이 대표 신뢰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측 모두 이들을 통한 소통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용산에서도 정식 라인에 의해 다 결정된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니까 일단 그걸로 논란을 정리했으면 하는 것이 저희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 역시 같은 방송에 뒤이어 나와 “(이재명 대표가) 비선을 두고 그렇게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도 지금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지시를 하거나 말씀하셔서 전달된 건지도 명확하지 않은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두 사람이 지닌 양측과의 관계와 사회적 입지 등을 고려해볼 때 주장 전체를 허위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인터뷰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라며 “그분들 사회적 명성이나 그걸로 보면 좀 이상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을 일축했던 이양수 원내수석도 “(두 교수가) 가교, 양념, 윤활유 이 정도 역할을 했지 않았을까"라며 “진짜 중요한 내용들은 공식선상에서 다 이뤄졌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황우여 위원장도 “어떤 부분은 우리가 오픈하지 말자고 할 때는 지켜져야 정치가 유지된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 출신인 중진 권영세 의원 역시 전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임혁백 교수나 함성득 교수에 대한 세평을 볼 때 전혀 없는 걸 얘기했을 리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다만 “(함 원장과 임 교수가) 부수적 역할은 한 듯하다, 이렇게 짐작해 볼 뿐"이라며 “비선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했다고는 생각 안 한다. 정식 라인에서 잘 안되는 것을 누군가 옆에서 좀 풀어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서는 해당 논란이 이 대표보다 윤 대통령에 불리한 내용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민주당 기획설'까지도 제기된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논란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일으키고 언론 취재를 하도록 만들고 한 것은 이재명 대표 측이고, 윤 대통령 측에서 역할을 했다는 함성득 교수는 좀 끌려들어간 것 아닌가 그런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선이라는 것은 이 숨어 있는 것이 원칙인데, 이렇게 언론에 공개가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대통령실에서야 부인하는 건 당연한데, 이재명 대표 측에서도 부인한 것은 조금 특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비선 논란은 사실 임혁백 교수, 더 나아가 이재명 대표 측에서 적극적으로 논란을 제기하고, 그것을 통해 정치적으로 이재명 대표는 굉장히 위상이 올라가고 윤 대통령은 위신이 깎이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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