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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렘, 유증 발표 후 주가폭락 ‘2년 만에 최저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22 16:08

발행가액 ‘1598원’ 유증 소식에 주가 21%↓

주관사 인수 시 실권주 매도단가 더 낮아져

CB 전환가액 하락, 최대주주 저조한 참여 부담


이렘 CI

▲이렘 CI

코스닥 상장사 이렘(구 코센)의 주가가 최근 발표된 유상증자 계획으로 인해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주 발행가액이 현 주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전환사채(CB) 전환가격도 크게 하향될 것으로 보여서다. 또한 코스틸 등 최대주주 측 참여율도 30% 수준에 불과해 향후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권 분쟁 리스크도 우려된다.


스테인리스 강관 제조기업 이렘은 건설·조선 등 산업분야 전반에 필요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 사명은 코센이었으나 올해 3월 28일 이렘으로 상호를 변경한 바 있다.


발행가액 '1598원' 유증 소식에 주가 21% 하락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렘의 주가는 전일 대비 497원(21.01%) 하락한 18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작년 3월 6일(183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공시한 유상증자 소식이 이렘의 주가 급락을 부추겼다. 지난 19일 이렘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 발행가액을 1598원으로 하는 신주를 1550만주 발행 계획을 공시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240억원으로 이날 기준 이렘의 시가총액이 약 57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6월 4일이며, 구주주 청약일은 7월 9~10일이다. 신주상장예정일은 7월 31일로 예정됐다.


이에 유증 당일 대규모 주가 희석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벌써부터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유증은 잔액인수방식으로 대표주관사(한양증권) 및 인수사(SK증권)가 최종실권주를 인수하게 된다. 이 경우 실권주 인수금액의 15%를 추가 수수료로 지급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대표주관사 등의 실권주 매입단가는 일반청약자들보다 15% 낮은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해 실권주 매도단가가 신주 발행가액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유증의 주목적은 차입금 상환이다. 이렘은 불과 지난 2월 28일 코스틸 슈퍼데크 영업양수 관련 중도금 용도로 산업은행으로부터 190억원을 차입했는데, 이 차입금에 대한 상환이 이번 유상증자의 1순위 목적이다.


코센은 지난 2020년 9월 4일 재무구조 악화로 주권매매거래정지가 결정된 바 있다. 이에 재무적 구조조정을 위해 5주를 1주로 병합하고, 동년 말 추가로 3주를 1주로 합치는 무상감자를 밀어붙였다. 더불어 거래재개 직전인 지난 2022년 10월에도 주당 1280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었다.


이 영향으로 거래정지 당시 3435원이었던 코센의 주가는 매매재개 당일에만 27% 하락했으며, 그 뒤로도 하향세가 이어져 장중 최저 1305원까지 내렸다.


CB 전환가액 더 낮아질 듯...최대주주 참여율 저조해 지배구조 문제도

이번 유증으로 CB 전환가액도 큰 폭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렘이 보유하고 있는 CB(총 137억원)의 전환가액은 2890원인데,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CB 전환가액 역시 1598원 밑으로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전환가격이 과도하게 낮아질 경우 오버행 이슈가 확대돼 기존 주주가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최대주주 측의 유증 참여도가 낮은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현 이렘의 최대주주는 주식회사 코스틸(지분 28.98%)로, 코스틸의 100% 모기업 코스틸홀딩스의 최대주주 박재천 회장의 보유 지분 3.24%과 함께 총 32.2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유증에서 최대주주 측의 참여율은 최대 30%에 불과하다. 이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현재 32.22%에서 유증 후 24.76%까지 감소하게 된다. 또한 최대주주 측은 미청약분 증서 매각대금 및 보유 자금을 활용해 청약에 참여할 예정인데, 향후 이렘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증서 매각대금도 감소해 청약률이 낮아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최대주주 측의 전액 미참여로 보유 지분은 21.56%까지 감소할 수 있다. 지분율 하락이 현실화될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외부의 경영권 취득 시도 등 경영권 불안정성 문제가 확대돼 회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렘 측 관계자는 “이번 유증 최대 목적이 채무 상환인 만큼 유증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 과정의 일환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며 “지배구조 불안정성에 대해서는 향후 경영진에서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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