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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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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해지는 중동 정세…유가 안정세지만 가격폭등 가능성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5 14:24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유가 상승 후 안정세
美 바이든 대통령 확전 적극 반대, 대선 악영향
이란 국경 지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 유가 급등
대체물량 및 비축으로 단기 대응 가능…장기적으로 전기차 전환 필요

중동 정세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로 300여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가운데 양측 갈등이 재격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란 국경을 지나가는 곳이자 세계 원유 운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에너지가격이 치솟을 수 있어 정부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국제 에너지 시장에 따르면 유럽 브렌트유는 지난 12일 장중 한때 배럴당 92달러까지 올랐지만 90.45달러로 마감한 뒤 14일 현재는 90.28달러에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전에 강세를 보이다 오히려 공격이 끝난 후에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군 장성 2명을 포함해 총 7명의 군인을 사망케 하고 이후 이란 지도부가 보복 천명에 이어 실제 공격을 감행했을 때만 해도 중동 정세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휘말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란은 공격 직전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이를 충분히 알렸고, 추가 공격도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후 정세는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어떡해서든 확전을 막으려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노력이 반영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유가의 안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상승해 현재 높은 금리를 내릴 수 없다. 이는 서민들의 불만을 살 수 있고 그의 재선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의 공격이 제한적으로 진행된 것도 연관돼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에너지업계 한 전문가는 “이란이 실질적인 타격 효과를 얻지 못했음에도 공격을 멈췄다는 게 좀 이상하다"며 “아마도 미국과 백 채널을 통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정권 당시 이란을 강력하게 제재했지만, 이후 바이든 정권에서는 포로 석방과 동결자금 해제 등 유화 정책을 폈다. 작년 9월 우리나라는 동결돼 있던 이란 석유자금 8조원을 되돌려 줬으나, 이후 하마스 사태가 터지면서 재동결돼 자금은 현재 카타르 은행에 묶여 있다.


또한 바이든 정권은 이란 경제제재를 느슨하게 풀어주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기존 하루 40만배럴에서 200만배럴로 늘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의 강경한 성향을 볼때 이란과의 갈등은 얼마든지 재격화될 수 있다. 뉴욕타임즈는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을 논의했으나, 미국의 만류로 일단은 보류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동은 세계 원유 생산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요 생산국의 원유는 모두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데, 이 해협은 이란 국경을 스쳐 지나간다.


2019년 4월 이란 정부는 당시 미국 트럼프 정권의 제재 압박에 대응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작년 기준 원유 수입의 71%, 천연가스(LNG) 수입의 31%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호르무즈해협이 막혀도 단기적 대응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가정한 가상훈련에서 대체물량 도입과 비축물량을 통해 단기 대응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사실 뾰족한 방법은 없다. 석유는 대부분 수송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전기차 확대 등 에너지전환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수급 리스크가 없도록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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