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천LNG복합발전소.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발전용으로 수입하는 직수입 액화천연가스(LNG) 열량단가가 2년 반만에 가스공사 판매물량의 열량단가보다 낮게 형성됐다. 즉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사의 작년 50%대의 저조한 발전가동률은 올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리할 때만 LNG 직수입해 발전한다는 가스공사의 체리피킹 비판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직수입 LNG를 사용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인천 가스발전기 3·4호기(총 900MW)의 4월 열량단가가 Gcal당 5만7267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가스공사 판매물량 열량단가 8만5231원보다 32.8% 저렴한 수준이다. 인천 3·4호기의 3월 열량단가도 가스공사보다 32.9% 저렴한 6만1841원을 기록했다.
발전기별 열량단가는 한전이 발전소로부터 사들이는 전력의 구매단가(SMP) 기준이 되기 때문에 발전사업자한테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LNG 열량단가는 석탄, 원전 등보다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SMP를 결정하고, 가스공사 열량단가보다 저렴할 경우 그만큼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에서 직접 LNG를 수입해 이를 발전연료로 공급하고 있다. 인천LNG복합발전소에는 3호기부터 9호기까지 총 7기의 LNG 발전기(총 용량 3412MW)가 있으며, 이 가운데 3·4호기는 회사가 직접 수입한 LNG를 사용해 가동하고, 나머지는 가스공사로부터 물량을 공급받고 있다.
그동안 인천 3·4호기의 가동률은 높지 않았다. 회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인천LNG복합발전소의 전체 가동률은 59%밖에 되지 않는다. 경쟁 민간발전사인 SK E&S 발전기의 평균가동률 83%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포스코인터내셔널 발전가동률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는 직수입한 LNG 단가가 가스공사 것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직수입 LNG 열량단가는 2021년 8월 이후부터 계속 가스공사 것보다 높게 유지됐으며, 작년 6월에는 가스공사 물량보다 216% 높았다. 다른 LNG 직수입 발전사인 SK E&S, GS파워, GS EPS, GS에너지, 중부발전, 서부발전은 대부분 가스공사 열량단가보다 낮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가장 비싸게 연료를 수입하고 있으니 발전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직수입 LNG 단가가 높았던 이유는 수입물량이 현물(스팟물량) 중심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제 LNG 현물가격은 2021년 10월 유럽의 북해 풍력발전 가동 중단 사태 이후부터 높게 형성되기 시작해 2022년 2월 러-우 전쟁 이후로는 폭등세를 보이다가 이후 유럽의 수요절감 노력, 온난한 겨울기온 영향으로 이제는 공급과잉이 벌어져 지금은 현물가격이 장기계약가격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LNG터미널이 있는 광양항의 LNG 수입량은 50만299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LNG 수입량은 1153만548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물량이 모두 인천 3·4호기용은 아니지만 전체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에서 볼 때 3·4호기 올해 가동률은 작년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NG 직수입 발전사를 향한 '체리피킹' 비판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체리피킹은 맛있는 체리만 골라먹는 행위에 빗대 시장 참여자가 자기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한 것만 취하려 하는 사업행위를 뜻한다. 완전 시장에서는 이 행위가 당연한 것이지만, 국내 LNG 시장처럼 공공부문(가스공사)이 섞여 있는 시장에서는 일종의 얌체 행위라는 비판도 따른다.
LNG 직수입자가 낮은 가격의 현물시장이 형성되면 수입물량을 대폭 늘려 가격경제성을 확보하고, 현물가격이 폭등하면 다시 수입을 줄여 가스공사에 물량 확보를 의지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국내 안정적 가스공급을 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이를 수입해야 하지만, LNG 직수입 발전사는 최근과 같이 낮은 현물을 들여와 발전하면 그만큼 높은 이득을 올릴 수 있다.
LNG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 발전은 현물 중심이기 때문에 올해 가동률은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 상황은 체리피킹 비판에 상당히 부합되는 측면이 있어 올해 국감에서 핫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