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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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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위협 공존하는 집단에너지사업, 승자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01 14:26

E1 컨소, 하나패키지 1조원 인수로 집단사업 진출 추진

LPG시설 암모니아로 활용 가능, 수소경제 전환에 유리

휴세스 지분 49% 매각에 발전소 정비업체 우선협상자 선정

1대주주 삼천리 매각액 기준 우선매수권 행사 검토

용량 증설 어렵지만 안정적 발전 보장, 분산에너지법도 유리

오성천연가스발전소

▲평택에너지서비스가 보유한 오성천연가스발전소.

1개소 이상의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생산되는 복수의 에너지(주로 열과 전기)를 주거·상업 또는 산업단지내의 다수의 사용자에게 일괄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이 최근 에너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사, 발전소 정비업체, 종합상사까지 집단에너지사업에 줄줄이 진출하면서 현재 집단에너지사업은 기회와 위협이 반반 공존하는 모양새다. 용량 증설이 어렵고 요금도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받지만, 열 공급량만큼 발전량이 보장돼 재생에너지와 원전 전성시대에 비교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수소경제 시대와도 연관 지을 수 있다. 누군가엔 기회, 누군가엔 위협이 되는 것이다.


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LPG 수입사 E1은 칼리스타캐피탈, 메리츠증권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하나증권의 특수목적법인인 하나파워패키지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15일 하나파워패키지의 매각 입찰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나파워패키지는 2015년 SK E&S로부터 인수한 평택에너지서비스, 김천에너지서비스, 전북집단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설비는 △평택에너지서비스 LNG발전 833MW, 연료전지 6MW, 열원 401.8Gcal/h △김천에너지서비스 유연탄발전 59MW, 열원 429.3Gcal/h △전북집단에너지 유연탄 19MW, 열원 162.1Gcal/h 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인수 규모는 총 1조원 수준이다. 양측은 올해 내로 세부 조건 협상을 거쳐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E1의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은 LPG산업의 하락세와 저탄소 에너지 시대에 대응한 사업 다각화 차원으로 알려졌다.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 3월 29일 정기주총에서 “수송용 (LPG) 수요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화학사 가동률 하락으로 석화용 판매감소가 우려된다. 중동 원유 메이저들의 트래이딩시장 영향력 확대로 수출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면한 위기와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 기존 LPG 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신사업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E1이 추진 중인 신사업은 △저탄소 LNG발전사업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 △수소사업 기반 구축 △전기차 충전사업 지속 확대 △아시아 개도국에서 LPG시장 개발 등이다.


E1의 인수 대상인 석탄발전은 LNG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LNG발전은 향후 수소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


E1은 이 흐름에서 시너지 포인트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력한 수소 운반체로 암모니아가 거론되는데 암모니아는 액화온도(끓는점)가 섭씨 영하 33도라서 액화온도가 더 낮은 LPG 프로판(영하 42도)의 탱크, 운반선 등의 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구 회장은 “신사업과 관련해 발전용 수소 공급을 위한 해외 블루암모니아 도입 및 수소생산기지 건설 추진, LNG발전사업 진출 구체화 등 저탄소 에너지전환 대응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서남부권 집단에너지사업자인 휴세스는 작년 12월 8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지분 49%에 대한 매각 입찰에서 305억원을 써낸 수산인더스트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1983년 설립한 수산인더스트리는 그동안 발전플랜트 정비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플랜트건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집단에너지 영역까지 발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휴세스는 발전설비 없이 열원시설만 갖고 있다.


휴세스 지분 매각은 나머지 지분 51%를 갖고 있는 삼천리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삼천리의 권한 행사기한은 한난이 우선매수권행사 여부를 통지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이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1대 주주인 삼천리도 매각 금액을 기준으로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부터 저장, 발전, 수소사업까지 공격적으로 설비를 늘리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정관개정을 통해 사업목적에 기존 지역난방사업을 집단에너지사업으로 격상했다.


지역난방사업은 말 그대로 특정지역의 주택 및 상가에 난방 열만 공급할 수 있지만, 집단에너지사업으로 격상하면 냉방도 공급할 수 있고 대상을 산업단지로도 확대할 수 있다.


회사는 변경 목적에 대해 “당사가 추진 중인 집단에너지사업 영위를 위해 기존 사업목적인 지역난방사업의 상위개념인 집단에너지사업으로 목적사업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집단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최근 산업부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가스발전 용량 증설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고, 열요금도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어 위협요인이 되고 있지만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전성시대에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열 공급만큼 발전이 보장되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며, “추가 열원을 확보하면 그만큼 수익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기회요인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각각 6월과 8월에 시행되는 분산에너지특별법과 송전제약 전력의 직접거래(PPA) 허용도 집단에너지사업에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어 향후 관련 사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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