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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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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가계대출 꺾였다…고금리·부동산 부진에 11개월 만 뒷걸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31 09:39
지난달 은행 주담대 4.7조 증가

▲(사진=연합)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약 1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부진 등의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 대출의 경우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잠재적 금융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다.


31일 연합뉴스가 집계한 결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3월 28일 현재 693조6834억원으로, 2월 말(695조7922억원)보다 2조1088억원 적다.


월말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2023년 4월(-3조2971억원) 이후 11개월 만에 첫 감소(전월 대비) 기록이 확실시된다.


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36조307억원)이 11개월 만에 처음 1조657억원 뒷걸음쳤고, 신용대출(103조497억원)은 6354억원 더 줄어 2023년 10월(+6015억원)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역성장은 2년 반 가까이 통화 긴축정책과 함께 높은 금리가 유지된 데다, 부동산 거래가 부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앞서 14일 국회에 보고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분간 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근거로 고금리,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비롯한 대출 규제 등을 들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만 보자면, 작년 말(잔액 692조4094억원)과 비교해 올해 들어 3월 28일까지 불과 0.18%(1조274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감소세는 이달 확인됐지만, 비(非)은행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이미 2월(-1조8000억원)부터 줄기 시작했다.


이런 통계와 지표를 바탕으로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1분기 100%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2020년 3분기(100.5%) 이후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대를 기록하게 된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100.1%)은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해 한국 가계부채 비율의 내림 폭(-4.4%p·104.5→100.1%)은 영국(-4.6%p·83.1→78.5%)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은행 기업대출 급증 속 부실 확대 조짐

▲(사진=연합)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 증가세는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28일 현재 5대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모두 784조4562억원으로, 2월 말(767조7107억원)보다 7조7455억원 또 늘었다. 작년 말(767조3139억원)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3개월 사이 17조1천423억원(2.2%)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이 7조8345억원(작년 말 630조8855억원→638조7200억원), 대기업 대출도 9조3078억원(136조4284억원→145조7362억원) 불었다.


한은은 지난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계신용은 주택거래 위축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둔화했지만, 기업 신용은 증가세가 지속됐다"며 “기업부채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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