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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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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절실한 게임업계…주총 시즌 줄줄이 사령탑 교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8 15:00

실적 부진•사법 리스크 커지니…투톱 체제•창업주 경영 복귀도


2024년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이사 변동 현황.

2024년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이사 변동 현황.

▲2024년 국내 주요 게임사 대표이사 변동 현황. (자료-=각 사)

국내 게임업계가 이번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줄줄이 대표이사를 교체한다. 게임업계에 들이닥친 유례없는 불황 극복과 각종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등이 이달 주주총회를 통한 대표이사 교체를 예고했다. 주요 상장사들이 일제히 사령탑 교체를 예고하면서 업계 분위기도 이전과는 완연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모회사인 넥슨 일본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넥슨코리아 대표에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넷마블은 법무, 해외 계열사 관리 및 전략기획 부문에 전문성을 가진 김병규 부사장을 신임 각자 대표에 내정했다. 권영식 대표와 함께 넷마블의 재기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기존에 각자대표를 맡았던 도기욱 대표는 이전에 맡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 직무를 수행한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해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에 돌입한다. 박 신임 공동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경영 및 투자부문을 맡고,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는 개발 부문에 전념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그는 네오위즈 중국 법인 대표 및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텐센트코리아(한국지사) 대표 등을 거친 '중국통'으로, 2018년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취임 이후 카카오게임즈의 글로벌 사업을 챙기는 한편, 모회사 카카오와의 소통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창업주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경영에 복귀한다. 1세대 게임 개발자인 그는 개발에 전념하며 경영을 지원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게임과 블록체인 사업의 수장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컴투스는 지난해 영입한 남재관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는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 카카오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남 내정자는 컴투스의 사업과 경영 전반을 이끌고, 현 대표인 이주환 대표는 대표직에서는 물러나 게임 개발 부문을 총괄할 예정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조길현 데브시스터즈킹덤 공동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30대 젊은 피'로 꼽히는 조 대표는 2012년 데브시스터즈에 합류해 회사의 초기 성장을 주도한 인물이다. 데브시스터즈는 CEO와 함께 최고사업책임자(CBO), 최고IP책임자(CIPO),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총 4인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진 체제를 도입한다. 각 자리에 10년 이상 데브시스터즈에 몸담은 실무 중심의 경영인을 배치하면서도 기존 임원들은 사내이사직을 유지해, 회사의 점진적인 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게임업계가 대대적인 사령탑 교체에 나선 배경으로는 업계에 들이닥친 유례없는 불황과 사법 리스크의 확대 등이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산업 매출은 1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해 게임사 연간 실적을 보면 넷마블과 컴투스, 위메이드, 데브시스터즈 등은 적자를 냈고,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75%, 58%씩 하락했다.


사법 리스크의 확대 역시 게임업계가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다. 오는 22일부터는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법제화된다. 넥슨은 지난 1월 유료 아이템의 확률 조작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았고, 이용자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WEMIX) 관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게임 저작권 문제로 여러 기업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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