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4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김연숙

youns@ekn.kr

김연숙기자 기사모음




[데스크 칼럼] 가스가격 10배 높은 유럽이 주는 시사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04 09:04
11

▲김연숙 기후에너지부장


'난방비 폭탄' 작년 이맘때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과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던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 지역 전역에 걸쳐 발생한 동절기 혹한으로 인해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내 가스요금까지 폭등하면서 지난해 '난방비 폭탄'은 말 그대로 소비자 뇌리에 폭탄을 터트렸다.


전기, 가스, 물과 같은 필수 공공재를 더 이상 정부 보증 아래 싼 값에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두려움도 함께 했다.


'폭탄'으로 비유된 전기, 가스가격은 정부 및 정치권의 통제 아래 국제 원료비 인상분만큼 가격에 반영되지 못한 채 왜곡된 '후불(미수금)'로 쌓이게 됐다.


한국가스공사가 현재까지 쌓아 놓은 미수금은 15조원 규모에 이르렀으며, 한전의 적자폭은 더욱 심화됐고, 열요금 인상에 제동이 걸린 한국지역난방공사 또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이러한 때에 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서 흥미로운 자료를 발간했다. 정말 우리가 '난방비 폭탄'을 맞으며 연료를 사용하는 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자료다.


김낙균 가스공사 연구원은 '세계 주요국 천연가스 공급비 현황 분석' 결과를 내 놓으며 한국과 유럽 각국, 일본 등의 가스요금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난방비 폭탄' 공포에 떨고 있던 2022년 한국의 가정용 가스요금은 12~13원/메가줄(MJ) 정도였다. 그 당시 유럽은 어떠했나?


유럽, 일본 등은 가스산업이 자유화된 대표 지역이다.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은 운송부담 또한 적다. 북해 해상 유가스전 등 공급원을 가까이 두고 있어 천연가스 수입구조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우월한 경쟁력을 갖는다.


그런 유럽에서 지난 2022년 한국보다 저렴하게 가스가 공급된 국가는 조사 대상 30여 개국 가운데 그루지아(조지아) 단 한 곳뿐이었다.


우리와 유사하게 10원대/MJ 수준인 곳은 헝가리, 크로아티아 2개국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폴란드, 슬로바키아, 보스니아 3개국이 20원대/MJ 초반, 나머지 모든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40원/MJ를 초과해 우리나라의 무려 4배에 이른다.


포르투갈, 덴마크, 리히텐슈타인, 북마케도니아는 60원/MJ 전후를 넘나들었으며, 네덜란드는 80.3원/MJ, 스웨덴은 무려 133.77원/MJ을 기록해 가스 공급가격이 우리나라의 10배가 넘는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 통제를 벗어난 독립적인 에너지 요금 규제기관을 두고 있는 영국은 어떠했나?


영국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국제 원료가격이 오르면 오른 만큼 가격에 반영하고 하락하면 하락 분만큼 반영한 뒤, 여기에 에너지 기업 운영 시 발생하는 비용(인건비, 관리비 등)과 이익 등을 더해 전기 및 가스요금을 책정한다. 각 에너지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원료비 등락폭을 그대로 반영하고 일정부분 수익까지 보장되는 규제기관의 책정 가격을 그대로 따르게 된다.


주영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작년 하반기까지 1년 6개월간 에너지 요금 상한이 2.5배 상승했다. 작년 1월 가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9.4%, 전기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6.7%씩 각각 상승했다. 그것도 에너지 가격상한제(Energy Price Cap)를 적용한 가격이다.


혹한을 피해간 올해 동절기 우리는 더 이상 '난방비 폭탄'의 굴레에 싸여 있지 않는 모습이다.


국제시장 환경은 변화하고, 석유 및 천연가스 원료비 가격은 또 다시 등락을 거듭하게 된다.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 에너지 공기업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에너지 시장의 지나친 왜곡현상을 더 이상 방관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