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이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은 '신약개발 명가' 한미약품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1일 설명자료를 내고 한미그룹이 OCI그룹과 통합을 결정한 배경은 송영숙 회장이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한미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그룹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은 최근 두 아들인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들이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데 대해 “가슴아픈 일이지만 100년 기업 한미로 키워가기 위해서는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사내 임원들과의 대화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20년 8월 타계한 한미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 손주들에게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
한미그룹은 당시 함께 있던 송영숙 회장이 이 말을 메모로 남겼으며, 이 말에는 한미그룹의 지향점에 대한 실마리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이 마지막 말은 “여전히 우리 인체는 풀지 못한 비밀이 많다. 이제 남은 너희들이 더욱 R&D에 매진해 그 비밀들을 풀고 더 좋은 약, 신약을 만들어라. 이것이 너희들의 숙제이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분유나 식품, 진단 사업 등이 아닌 '혁신신약 개발' 만이 한미가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라고 한미그룹은 설명했다.
그러나 임성기 회장 별세 후 부과된 5400억원의 상속세는 송영숙 회장과 가족에게 '선대 회장이 평생 일군 한미그룹을 통째로 매각하는 상황까지 가는게 아닌가' 하는 절박한 위기감에 빠뜨렸다.
해외 사모펀드들의 경영권 매각 제안을 거부해 온 송 회장은 OCI그룹과의 통합안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면서도 창업주가 당부한 R&D 중심 제약기업을 지키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한미그룹은 이번 통합을 계기로 그동안 한계점이었던 신약개발 자금부족을 극복하고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송영숙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가족간의 이견이 다소 발생했지만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두 아들도 결국 거시적 안목으로 이번 통합의 대의를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오직 R&D를 외치며 평생을 산 임성기 회장이 유언처럼 남긴 마지막 말씀에 담긴 '한미의 비전'을 지켜내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