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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대산공장 |
29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기업들은 운항 일수 증가와 선복량 확보 난항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들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돌고 있는 탓이다.
물류비 부담도 여전하다. 지난 26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179.09로 전주 대비 2.7% 하락했다. 2달 가량 이어진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재차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미국·영국 상선 공격을 비롯한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이란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그치기 전까지 위협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사실상 뜻을 함께하고 있다는 논리다.
업계는 수요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해상운임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유럽향 수출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수급 밸런스도 불리하게 형성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아시아로부터 화학제품 수입을 확대했다"며 "이는 아시아 역내 증설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겠으나, 유럽향 수출 감소시 그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기준 아시아 화학설비 가동률이 78.5%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공급 축소가 쉽지 않은 셈이다. 특히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폴리염화비닐(PVC) 등 범용 화학제품과 가성소다를 비롯한 제품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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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대산공장 |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에서 화학의 1월 업황 현황이 90로 나온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PSI가 100을 밑돌면 해당 월 경기가 전월 대비 좋지 않다고 판단한 전문가가 많다는 의미다. 2월 전망치도 100으로 1월 수준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덮친 한파도 일주일 만에 주춤해지는 등 공급과잉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며 "업황 회복이 생각보다 늦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