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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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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33종 수입의존도 99.9%…"수급 위기 시 치명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23 15:25

몰리브덴·연·아연 제외 30종 수입의존도 100% 달해

배터리, 반도체, 경량소재 등 국가 중요산업 사용

일부 광종 국내 매장량 확인, "국내 광산 적극 추진해야"

희토류

▲주요 광물자원 중 하나인 희토류.

[에너지경제신문 윤병효 기자] 배터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경량소재 등 국가 중요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광물 33종의 평균 수입의존도가 99.9%로 나타났다. 거의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 위기 시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해외 광산 확보, 비축 등으로 대비를 하고 있지만, 가장 확실한 해법인 국내 광산 개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33종의 핵심광물 중 몰리브덴, 연, 아연을 제외하고 나머지 30종의 수입의존도는 100%이다. 몰리브덴, 연, 아연도 각각 97.9%, 99.7%, 99.5%로 극소량을 제외하고 모두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핵심광물이란 가격·수급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고, 위기 시 국내 산업 및 경제에 파급 효과가 커서 경제안보 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한 광물을 말하는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지정으로 선정된다.

현재 지정된 핵심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희토류 5종, 니오븀, 구리, 알루미늄, 규소, 마그네슘, 몰리브덴, 바나듐, 백금족 2종, 주석, 타이타늄, 텅스텐, 안티모니, 비스무스, 크롬, 연, 아연, 갈륨, 인듐, 탄탈륨, 지르코늄, 스트론튬, 셀레늄 등 33종이다.

리튬·니켈·코발트·망간·흑연은 배터리에 사용되고, 네오디뮴·디스프로슘·터븀은 전기차 및 풍력발전 등의 영구자석에 사용된다. 세륨·란탄·규소는 반도체, 알루미늄·마그네슘·주석은 항공기 등 경량소재, 백금·팔라듐은 차량 등의 촉매장치에 사용된다.

광종수입량수입액수입의존도용도
리튬광11만7798톤54억1692만달러100%배터리, 냉난방흡수제
니켈광265만3287톤3억8243만달러100%배터리, 스테인리스강
코발트12톤9만5000달러100%배터리, 초합금
동광235만8818톤65억7833만달러100%전기계기, 전선
주석광17톤11만9000달러100%경량소재, 석판
티타늄6만7834톤5556만달러100%고장력강, 열교환기
몰리브덴3만6001톤7억9996만달러97.90%스테인리스강, 고탄소강
아연광168만9576톤23억5627만달러99.50%도금, 함석, 합금
연광56만2998톤18억7432만달러99.70%건전기, 전선피복재
▲주요 핵심광물 수입현황(2022년 기준, 한국광해광업공단)

핵심광물 확보가 필요한 이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반면, 생산지역이 편중돼 있어 수급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배터리 광물과 희토류의 중국 생산 비중은 각각 50%, 70%를 넘는다.

중국은 이를 활용해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 당시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면서 일본의 꼬리를 내리게 했으며, 최근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해 희토류 및 흑연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공급망 문제가 심각해지자 작년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대책은 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동맹국과의 협력, 전략협력국과 자원협력 강화,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금융 및 세제 지원 확대, 재자원화 기반 조성, 비축 확대, 국내 광산 개발 등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매장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 수입 기반의 대책에 수긍하면서도 일부 국내 매장이 있는 광종에 대해서는 국내 개발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은 중국이 핵심광물 수출 규제에 나서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을 통해 배터리 등에 중국산 광물 사용을 자제시키고, 환경규제 완화를 통해 자국 내 리튬, 희토류 등의 광산 개발 및 가공산업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핵심광물 중 일부는 국내에도 상당한 매장량이 확인되고 있다. 광해광업공단 2023 광업요람에 따르면 가채매장량 기준 구리 1341만톤, 연·아연 8809만톤, 희토류(란타늄) 41만톤, 몰리브덴 5174만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 개발이 안되고 있다.

광업계 한 관계자는 "핵심광물은 말 그대로 국가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매장이 확인되는 광종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국내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국내 광업 환경에서는 도저히 채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정부가 시추비 지원, 스마트 무인화 등 국내 광업계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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