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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199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분기(1조3532억원) 대비 반토막 난 수치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589억원에서 2370억원으로 줄어들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유사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정유사 실적 컨센서스를 계속 낮추고 있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국내로 도입하고 정제하는 동안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재고를 손실로 처리한다.
실제 지난해 6월 중순 배럴당 70달러 안팎으로 형성됐던 국제유가는 같은 해 9월 하순 90달러선까지 높아졌다가 12월 중순 70달러 수준으로 회귀했다. 이 과정에서 정유사들의 실적이 널뛰었다.
정제마진도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휘발유·등유·경유를 비롯한 전 제품군에 걸쳐 마진이 축소됐다. 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값이다. 국내 업체들의 손익분기점(BEP)은 4~5달러 수준이다.
재고평가이익 향상에 따른 수익성 제고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 석유 수요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미국 업체들이 역대급 생산량을 기록하는 등 공급과잉이 지속되는 탓에 국제유가의 뚜렷한 반등이 어렵다는 논리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영향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공식판매가격(OSP)을 낮추고 산유국들의 감산 의지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신사업 경쟁력 강화로 어려움을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기차용 윤활유 △바이오항공유(SAF) △액침냉각 관련 제품·서비스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각국의 차량 전동화 정책 등에 힘입어 윤활유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는 2022년 2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2031년 2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는 SK엔무브·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이 제품을 출시했다.
SAF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주도하는 항공분야 탄소중립, 액침냉각용 윤활유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보급 확대 등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에너지 시장 내 위상이 크게 변하지 않겠으나, 가격 변동성이 큰 것이 문제"라며 "사이클에 둔감한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