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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의 위기도 고조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1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PHEV·HEV)에 탑재된 배터리 총 사용량은 624.4GWh로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의 성장세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84.8GWh)은 같은 기간 41.8% 증가하는 등 3위를 기록했다. SK온(30.9GWh)과 삼성SDI(28.2GWh)도 각각 13.5%, 38.4% 성장하면서 5위와 7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이들 3사의 점유율은 23.1%로 1.3%포인트 하락했다. 완성차 OEM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량을 늘리면서 CATL·BYD를 비롯한 중국계 기업들의 입지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파나소닉도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와 폭스바겐 ID. 시리즈 및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차량 판매 호조의 수혜를 입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블레이저EV 등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신모델 출시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프리미엄 삼원계(NCM) 배터리 공급 확대도 추진한다. 소입경 양극재를 적용한 제품은 대입경 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GM과 만든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공장에서 만드는 파우치형 배터리에 소입경·대입경을 혼합한 양극재도 적용 중이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기아 EV6·포드 F-150 라이트닝의 판매량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국내 전시회에서 업계 최초로 LFP 배터리 시제품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북미 지역 등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4’에 2년 연속 참가한 것도 특징이다. SK온은 S-PACK·급속충전 기술과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 NCM9+ 등을 선보였다.
삼성SDI의 경우 △BMW i4·i7 △아우디 Q8 e-Tron △피아트 500e를 비롯한 차량이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다. 리비안 R1T·R1S와 BMW iX는 북미 지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SDI는 고부가 배터리 P5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향상시킨다는 전략이다.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의 조기 가동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양산이 가능하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 제조 세액공제를 받기 위함으로 보인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2000억원에 달하는 택스 크레딧이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IRA 보조금이 적용되는 전기차종이 줄어들고 독일·영국 등 유럽 지역 판매량이 역성장하는 등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든 업황"이라면서도 "수율 향상 및 원가 관리를 비롯한 경쟁력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