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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오피스그룹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코스닥 상장법인 리노스가 폴라리스오피스그룹에 편입되는 가운데 지분 인수 가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주주의 지분뿐만 아니라 유상증자까지 진행해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데다가 지분 절반가량을 인수하기 위해 시가총액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자금을 투입한다. 리노스 주주 입장에서는 회사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기회로 보일 수 있지만,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폴라리스오피스의 상장 계열사 주주들은 이해하기 힘든 딜이라는 입장이다.
◇ 폴라리스우노·폴라리스세원, 리노스 지분 48% 인수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노스는 전날 최대주주인 오디텍과 티에스 2015-9 성장전략 M&A 투자조합이 다른 코스닥 상장법인인 폴라리스우노와 폴라리스세원을 상대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디텍 측은 보유 지분 전량(1392만7386주·28.53%)을 폴라리스오피스 계열 상장사에 넘긴다. 양수도 규모는 426억원이며 계약금은 약 42억원,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잔금이 최종적으로 납입되는 내년 2월13일이다.
추가로 리노스는 폴라리스우노와 폴라리스세원을 상대로 168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한다. 잔금 납입일은 오는 2024년 5월 30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해 6월 14일이다.
지분양수도와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폴라리스우노와 폴라리스세원 측이 보유하게 될 리노스의 지분은 3274만8729주며 지분율은 48.42%다. 이를 위해 폴라리스오피스 측이 투입하는 자금은 약 594억원이다.
◇ 최대주주 오디텍, 지분 팔아 152억 차익 기대
이번 딜에 대해 리노스의 현대 최대주주인 오디텍 측과 장래 최대주주인 폴라리스오피스 측 주주사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주주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붙어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번 주식양수도 계약의 1주당 가액은 3058.72원이다. 관련 공시가 발표된 26일 리노스의 주가는 1002원에 불과했다. 200%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26일 리노스의 시가총액도 이번에 463억원에 불과했다. 상한가를 기록한 27일 주가를 대입해도 620억원에 불과하다. 폴라리스오피스 측은 사실상 리노스의 시총을 뛰어넘거나 버금가는 금액을 투입하지만 지분은 50%도 확보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번 딜로 리노스의 최대주주인 오디텍 측은 큰 투자차익을 거둔다. 지난 3분기 기준 오디텍은 리노스 지분 15.1%를 장부상 61억원에 보유 중이지만 주식양수도 계약이 완료되면 약 213억원을 거머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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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노스 CI |
◇ 폴리리스오피스 측,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치러야
하지만 폴라리스오피스 측 주주의 입장은 다르다. 더 싸게 사들일 수도 있는 회사를 너무 비싸게 산다는 불만이 나온다.
현재 폴라리스우노 시총은 400억원대, 폴라리스세원 시총은 900억원대로 양사 입장에서도 매우 규모가 큰 딜이다.
현금도 상당히 지출해야 한다. 지난 3분기 기준 폴라리스우노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36억원, 폴라리스세원은 645억원이다. 딜 종료에는 큰 무리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한번에 지출하기에도 많은 돈이다.
현재 주식양수도 잔금납입(2024년 2월 13일)과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2024년 5월 30일)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향후 리노스의 주가 변동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27일 증시에서는 관련 회사들이 상황에 따른 주가 움직임이 나타났다. 리노스는 상한가로 직행했고, 오디텍도 상세다. 반면 폴라리스우노와 폴라리스세원은 보합권에 머무르고 지주사 격인 폴라리스오피스는 약세다.
◇ 증권가 "의무 공개매수 대비 유증도 진행하는 듯"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폴라리스오피스 계열 상장사들이 리노스 지분 인수를 하면서 추가로 유상증자까지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도입이 유력한 의무 공개매수에 대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의무 공개매수란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대주주의 지분뿐만 아니라 소액주주의 지분도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2월 의무 공개매수 도입방안을 발표한 뒤 지난 5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 대표 발의로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제출 법안이 시행되면 M&A를 시도하는 측은 대상 법인의 지분의 50%+1주에 대해 공개매수를 제의해야 한다.
폴라리스오피스 측이 지분양수도만 진행한 상태에서 의무 공개매수 제도가 시행되면 약 20% 가량의 리노스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사들여야 한다.
하지만 유증을 통해 지분을 50% 가까이 늘리기 때문에 향후 의무적으로 공개매수해야할 지분은 크게 줄거나 없다. 이번 유상증자의 1주당 발행가액은 891원으로 현 주가보다 크게 낮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18년 5월 이후 리노스의 주가가 3000원을 넘긴 적도 없다는 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후하게 붙은 딜"이라며 "의무 공개매수 제도 도입과 향후 주가 상황에 따라 유증은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