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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원 S&P Global 상무/ 거시경제 및 국가리스크 한국 총괄 |
한국에서는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고 대학 진학이 사회적 기준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학벌 경쟁이 치열하고 고등 교육에 대한 투자가 엄청나다. 하지만 높은 학벌을 갖춘 청년들이 졸업 후에 적절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AI 및 자동화 기술의 발전이 여러 직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인간 노동을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각 교육 기관들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학습과 학업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학습과 학업 전환보다는 일자리의 전환을 강조하고자 한다. 빌 게이츠는 지난달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인해 사람들은 말만 하면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며 "이는 개인의 생활과 비즈니스, 사회까지 혁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매장에 구글 생성 AI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오래전부터 맥도날드와 구글 클라우드는 생성형 AI 도입을 위해 다년간 파트너십을 진행해왔다. 곧 매장내 카메라를 통해 AI가 사람의 성별, 나이와 취향을 인식하고, AI챗봇이 대화를 통해 메뉴를 추천하고 주문을 받는 시대가 온다. 지금도 사람과 교감하며 주문을 하기 힘든 키오스크 맥도날드 매장에서 AI는 더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고객과 직원들에게 더 나은 User Experience와 User Interface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다면 맥도날드의 미래 노동자에게 필요하며 동시에 바람직한 역량을 제대로 갖춘다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초점을 두고 AI가 적어도 10년 이상을 수행하지 못할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이런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미래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과 연구가 끊임없이 필요하다. 그것은 아마도 고급의 비즈니스 컨텍스트(Business Context)와 패턴의 인식, 창의성, 메타인지, 특히 인간이 무엇을 필요로하는지 파악하는 능력, 공감과 설득의 휴먼 스킬이 그런 것들이 아닐까? 구체적으로 사회적 차원의 인간지능을 강화하기 위해 연결하고 협력하는 역량과 스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최근 한국의 교육기관이 강조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디지털 도구를 잘 다루는 디지털 스킬을 넘어 AI 시대의 인간 역할인 가치 공감, 인간 중심의 이해와 판단, 상호 설득, 실험적인 도전, 창의적 학습 그리고 그 의미 있는 성과로서의 혁신과 윤리적인 성공으로써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학습이 일자리에서도 필요한 것이다.
인간다움을 유지하지 위해서 학습전환은 물론 일자리, 일터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떻게 인간이 인공지능의 업무지시를 수행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능동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 AI에게 일자리를 뺏기며 실업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AI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에서 생산성을 높이며 일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 필자도 뾰족한 솔루션을 갖고 있는 않은 상황이지만, ‘자율과 재량의 일자리와 일터혁신’을 제안한다.
일터가 전환되면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일자리의 직무가 바뀌면 새로운 일자리에 맞는 고등교육 기관의 학습의 전환도 이뤄질 것이다. 지금까의 경쟁 위주 관리는 역량 개발과 발휘를 방해할 수 있다. 오히려 AI를 이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의 도입, 즉 광의적인 디지털 전환이 경쟁적이어야 한다. 그 디지털 전환이 현업이 되는 기술과 역량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AI가 만들어내는 자동화를 어떻게 도입 및 활용할지에 초점이 된 학습촉진과 AI 활용에 크게 비중을 둔 교육과 일터혁신을 고민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 만들어내는 위기와 기회에서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우리의 경제적, 사회적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하게 노동과 재화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