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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삼성·교보' 주요 보험사 CEO, 세대교체 '촉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6 17:26

김재식 미래에셋生 대표, 그룹 인사로 부회장 승진



KB 김기환·삼성 홍원학·교보 편정범 대표 거취 주목



"성적 좋지만 그룹 기조 영향 예상"

김기환-horz

▲올해 연말로 다가온 보험업계 CEO 임기 만료에 따라 향후 거취에 시선이 모인다. 사진은 (왼쪽부터)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을 시작으로 보험업계 경영진 교체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전망이다. 삼성화재, KB손해보험, 교보생명 등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CEO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거취에 시선이 모인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래에셋그룹은 사장단 인사 단행을 통해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전날 각자대표 체제 아래 함께 경영을 지휘했던 변재상 사장의 사임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김 부회장의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이후 김 부회장과 함께 경영을 이끌 새로운 대표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대표이사는 사내이사 중 선임되기에 현재 김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나 향후 임시주주총회 등을 통해 신규 사내이사 선임 추가 및 대표이사를 선임해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책임 경영을 강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 승진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위한 그룹차원의 인사 단행이라는 평가다. 그룹 공동 창업자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1967년생 50대 김 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으며 2기 전문경영인 체제 출범 후 본격 무게감이 실렸다. 특히 거취에 관심이 쏠렸던 1963년생 60대 변 사장이 퇴진하며 ‘젊은 경영진 꾸리기’ 색채가 짙어졌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젊은 조직을 강조해왔으며 몇 년 전 인사부터 세대교체 바람이 시작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기만료 시기가 다가오는 타 보험사 경영진의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임기 종료 시기가 다가오는 CEO는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 등이다.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김기환 KB손보 대표의 경우 거취를 두고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2021년 3월 취임 후 성과를 거둔 점을 보면 무난한 연임이 어렵지 않다는 시각이다. 취임 첫 해 KB손보의 실적 반등을 이뤄낸 뒤 지난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그룹 내 은행 다음으로 많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주간 경쟁에 큰 힘을 보탰다. 보험업계에서는 최초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하고 요양사업을 시작하는 등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의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으며 김 대표는 지난해 한 차례 더 임기가 연장됐다.

다만, KB금융지주 내 대거 ‘경영진 교체 바람’이 예상되고 있어 교체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1월 새로 취임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CEO 교체 바람이 부는 금융업계에서 1963년생인 김 대표도 교체 가능성이 커지는 인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21년 12월 삼성화재 대표로 선임된 홍원학 대표 또한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순이익을 크게 끌어올린 홍 대표의 성과가 인정받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1조14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홍 대표가 경영권을 잡기 전인 2020년(7660억원) 대비 5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조216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삼성생명 부사장을 지냈다가 삼성화재까지 두루 몸 담은 정통 ‘보험맨’으로 불리는 홍 대표도 삼성그룹의 인사 방향성에 운명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으로 인해 계열사 CEO 교체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홍 대표의 거취는 올해 12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편정범 교보생명 대표의 경우 연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2년 전부터 1970년대생 중심으로 경영진을 교체하는 추세지만, 3인 대표 중 한 사람이었던 윤열현 전 대표가 물러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교체보다 연임할 것이란 분위기다. 2인 대표 체제에서 신창재 회장과 함께 경영을 지휘해 온 편 대표는 조직 운영과 실적 개선을 이뤄냈고, 신사업 발굴 등에서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울러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등 굵직한 사안을 진행하고 있어 새로움보다 안정을 택할 것이란 예상도 연임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주총시즌까지는 경영진 거취 결과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에 임기 종료를 앞둔 CEO들이 대부분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룹의 인사 방향이나 기조를 비롯해 경영진 교체로 인한 변동성 등 외부적인 영향이 작용할 것으로 보여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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