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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최대 20%의 피킹률을 보이는 등 대표적인 ‘알짜카드’로 꼽혔던 신한카드의 더모아카드로 신한카드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가운데 분할결제 제한 여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유권해석 방향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 규모도 가늠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신한카드의 더모아카드와 관련해 금소법 유권해석 작업에 돌입했다. 신한카드가 금융감독원에 사전협의를 요청한데 따라 금감원이 금융위에 법령해석을 요구하면서다.
현재 금소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경우 금융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축소 및 변경할 수 없다. 다만, 3년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로 인해 금융상품 수익성이 낮아진다면 금감원은 기업의 요청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현재 문제가 되는 점은 ‘서비스의 3년 이상 제공’ 요건에 있어 ‘제공 시작일’의 판단이다.
현재 금소법상 제공 시작일을 카드 출시일로 볼지, 발급일로 볼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신한카드는 제공 시작일을 발급일로 해석한다면 2021년 12월 카드를 발급한 고객에게까지 최소한 3년 동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내년 말까지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 일각에선 금소법 목적(1조)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권익 증진·보호 달성’에 대한 해석에 따라 개별 소비자 권익을 위해 발급일이 제공 시작일이 될 가능성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금융당국 측에서 서비스 제공 시작일을 카드 출시일이 아닌 발급일로 해석할 경우 신한카드는 추가적인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유효기한이 남아있는 더모아카드 보유자는 40만여명으로 추가 포인트 제공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 누수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 3년여 동안 더모아 카드로 인해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신한카드는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502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9.9% 감소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순익은 3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2%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당시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판관비 증가 등으로 순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앞서 해당 카드로 손실이 커지자 분할결제의 제한 조치에 나섰지만 소비자들로부터 민원이 커지자 현재 이를 번복해 잠정 보류 중인 상태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30일 "7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분할결제 제한조치를 잠정 보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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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0%의 피킹률을 보이는 등 대표적인 ‘알짜카드’로 꼽혔던 신한카드의 더모아카드의 분할결제 제한 여부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
지난 2020년 11월 출시된 더모아카드는 건당 5000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 금액의 잔돈은 포인트로 적립을 해주는 혜택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를테면, 카페에서 커피 구매 후 5900원을 결제했다면 900포인트가 적립되는 것이다. 월 적립한도나 횟수에 제한이 없어 피킹률은 20%에 달했다. 피킹률은 월 평균 혜택금액을 월 평균 사용금액으로 나눈 비율로, 5% 이상일 경우 고효율 카드로 분류되는데, 사용자 대다수가 10% 이상의 피킹률을 나타냈다. 더모아카드는 2021년 12월 31일 오후 6시부터 신규발급과 재발급 유효기간 연장이 중단된 상태다.
소비자들은 주유소나 통신비 납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5990원 단위로 끊어 결제하는 방식을 온라인상에 공유하는 등 대표적인 ‘짠테크 카드’로 큰 관심을 보였다. 소비자들 사이에 공유된 결제 방식에 따르면 통신비 5만5000원을 10회에 걸쳐 나눠 낼 때 5999원씩 9차례 분할결제하고 나머지 1009원을 결제한다면 포인트로 8991원을 챙길 수 있다.
큰 인기를 누린 만큼 신한카드의 분할결제 제한을 두고 소비자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모집할 때는 혜택을 쏟아내더니 추후 일방적으로 혜택을 중단한다는 불만이다. 신한카드 측은 거래대금을 분할 결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상품설계에서 이 같은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카드사 실책이라는 지적이 따른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전업카드사별 민원건수는 신한카드가 1034건으로 가장 많았다. 항목별로는 카드 발급과 혜택 등 사용 전반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제도정책 민원이 대다수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후속절차나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모르지만 결정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제공시작일을 발급일로 본다고 하더라도 개별회원 기준인지 전 회원 통틀어 마지막 발급일이 기준일지에 따라 나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적 타격 규모에 대해서는 "더모아카드로 인해 재무적으로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며 지속적으로 회계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