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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근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하는 등 구체적인 과정에 들어갔다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매각을 위한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수후보자별 입장차에도 관심이 모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근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하는 등 구체적인 과정에 들어갔다. 3분기 실적 집계가 끝나는 내달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분 77%를 보유 중인 JKL은 지난 2019년 롯데손보를 인수했다. 펀드 만기와 롯데라는 이름의 사용 시기를 고려하면 내년까지는 매각을 마칠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롯데손보 인수전은 올해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전 금융업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는 약 2조7000억원~3조원 수준이며 손보사 중 가장 가치가 높은 매물로 꼽힌다.
덩치가 작지 않은 까닭에 인수후보군은 금융지주사 정도로 예측되고 있다. JKL측 역시 대형 금융지주 위주로 매각을 타진하며 시장 분위기를 파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재 강력한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는 곳은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다.
인수후보자들의 입장차가 조금씩 달라 매각 흥행이나 인수전 결과에 대한 예측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강력한 후보자들로 꼽히는 회사들마다 표면적으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은 KB금융과의 실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손보사 인수가 필요한 상황에 따라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KB손해보험의 실적이 크게 늘자 신한금융은 보험 계열사 실적에서 KB에 4000억원 넘게 뒤졌다. 계열사인 신한EZ손보는 대형 손보사 대비 자본 규모가 작고 큰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 측은 진옥동 회장의 최근 발언 등에 따라 우선은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선을 그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난 13일 영국 런던 로열랭커스터 호텔에서 열린 금감원과의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진 회장이 현재 적당한 손보사 매물이 없다고 직접 말씀하셨다"며 "금융그룹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필요한 이유는 타 금융사와의 단순 실적경쟁이 아니라 계열사간 시너지 때문인데, 그런 측면에서 신한은 인수가 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진 회장은 취임 직후 열린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자산 확대 경영을 지양하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M&A에 굳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KDB생명보험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하나금융도 손보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규모가 작은 디지털 손보사만 보유하고 있어 중견급인 롯데손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대해 자금 출혈이 다소 크다는 얘기가 있지만 계열사간 시너지 맥락으로 볼때 지주가 자산운용사나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어 중견급 보험사가 들어오면 시너지가 발생할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에 관심을 나타내온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선 현 상황이 계륵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말 한 행사에서 "보험사 인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로, 보험사 인수에 미온적인 태도다. 앞서 현재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은 현재 부실금융기관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며 새 주인 찾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유력 인수사들이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이 차라리 롯데손보나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동양생명의 인수에 눈길을 주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일각에선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보생명은 손보업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MG손보 인수의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떠오른 바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시도할 만큼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금융지주사 대비 충분한 자금동원력이 되는지 여부는 관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이와 별개로 롯데손보의 실제 매각 흥행 여부를 두고는 의구심이 따른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외형 확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손보 몸값에 대한 보험업권의 평가도 다소 냉소적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7위 자리에 위치한 롯데손보가 최대 3조원까지 거론됐는데 가치를 너무 높게 쳐준 것이 아닌가하는 시선도 있다"고 평가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