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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로이터/연합뉴스 |
다만 러시아 측 입장도 일부 반영되면서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싸늘한 반응을 비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G20 의장국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이틀 일정 G20 정상회의 첫날인 9일(현지시간) 회원국들이 실무협상을 거쳐 합의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하나의 가족’ 주제로 열린 두번째 세션 도중 "나는 이 선언이 채택됐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정상들은 동의한다는 의미로 손뼉을 쳤다.
당초 올해 G20 정상회의에선 깊어진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의 골에 공동선언 채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 등 서방 회원국들은 발리 때 합의됐던 표현보다 더 강력한 표현을 들어가길 원했다. 반면 러시아는 완화된 표현을 희망했다.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국가는 어느 국가의 영토 보전과 주권, 정치적 독립에 반해 영토 획득을 추구하기 위한 무력 사용이나 위협을 자제해야만 한다"고만 밝혔다. 직접적으로 러시아 침공을 규탄한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전쟁 관련 표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 자리에는 세계 경제 전망과 기후 변화 등의 사안들에 관한 표현이 포함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회의 때는 회원국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일부 다른 의견이 있다는 전제와 함께 "대부분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불룸버그 통신은 이번 선언문으로 양측이 타협을 보면서 서로 외교적 승리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G20은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공동성명에 강한 문구를 포함하려한 파트너들에게 감사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면 참석자들이 상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이번 회의에 러시아의 국제협력대사(셰르파)로 참석한 스베틀라나 루카시는 "무엇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및 파트너들의 집단적 입장이 결실을 보았다"고 말했다.
또한 회의 참석자 절반은 서방의 서술을 받아들이길 거부했으며, 공동선언에는 "합의된 언어"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힌편, 이번 공동선언에는 미국이 오는 2026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블룸버그는 당초 중국이 이 계획을 문제 삼았었다고 보도했다.
공동선언에는 핵무기 사용이나 사용 위협은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G20 정상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개혁도 촉구한다는 언급도 들어갔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