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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신화/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의 잭슨홀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1시 5분)부터 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주최하는 국제 경제심포지엄이다. 올해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전환’이란 주제로 열린다.
파월 의장의 이번 연설이 더욱 주목을 끄는 이유는 지난해 잭슨홀 회의의 후폭풍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가 작년 3월부터 가파른 속도로 인상된 만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었고 미국 증시는 그 기대담 속에 ‘섬머 랠리’를 이어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이례적으로 짧은 기조연설을 통해 경기 침체를 감수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 결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10월까지 하락세를 이어왔다.
주목할 점은 연준 통화정책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부분에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작년 3월 제로금리 수준에서 현재 5.25∼5.5%로 5%포인트 넘게 올랐고, 그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대폭 둔화됐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꺾였지만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이어가자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미국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된 만큼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게될 영향을 일단 지켜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 내부에서의 의견차가 아직까지도 확인되고 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금리를 일정 기간 동안 유지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 시점에선 고점이 어딘지 논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점에) 도달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를 조금만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곳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 위원이었던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의 재가속은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박을 넣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현재 목격되고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약화돼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해 (긴축을) 충분히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평가될 때까지 추가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중립금리를 언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중립금리보다 위로 올린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중립금리가 상향 조정될 수 있다는 어떠한 힌트가 나온다면 글로벌 시장에 파장이 일어날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를 언급할 경우 미 국채가 추가로 하락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비워의 샐리 올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중립금리가 연준이 현재 보고있는 수준인 2.5%보다 높을 것이란 점이 시사된다는 것은 통화정책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만큼 제약적이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100bp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은 결국 틀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