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정훈식

poongnue@ekn.kr

정훈식기자 기사모음




[EE칼럼] 올 여름 폭염 등 극한 기후가 던진 과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3 09:01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2023082301000794200038281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올해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덥다. 긴 장마에 폭염 등 극한 기후마저 겹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각종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올해 7월은 세계적으로 역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캐나다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현재까지 한반도 1.5배 크기의 산림이 잿더미가 된 데 이어 지금도 계속해서 불타고 있다. 하와이 마우이섬도 산불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온도가 섭씨 40도, 심지어 50도가 넘는 지역도 세계 곳곳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다. 진짜로 불타는 지구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결과이며 그 핵심은 탄소에 있다.

폭염이 이어지다 보니 전력 수요가 지난 7∼8일에는 한 시간 평균 100GW를 넘어서며 전력시장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에 태양광 출력은 14.205GW로 14.1%를 차지했다. 주목할 것은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전력시장 내 수요 이외에 한전 PPA(전력구매계약)와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합한 것이기에 총 수요 추계보다 약 7∼10GW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전력시장 이외의 수요를 제외하고도 역사상 가장 많은 전력 수요임에는 틀림없다.

이에 따라 송·배전망을을 ‘최대전력 100GW 시대’에 맞춰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전력설비에 대비하지만 태양광 발전이 여름에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부상함에 따라 한전은 향후 5년간 7511억 원을 들여 1MW 이하 태양광 발전 송·배전망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투자해서 준비하겠다니 좋다. 그러나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당연히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첫 번째는 바로 절약이다. 에너지 절약을 습관화하는 장기적이고 대대적인 그린 에너지절약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교육 제도의 실현,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강제적인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개문 냉방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개문냉방을 하면 문을 닫고 냉방 하는 경우보다 최대 3~4배 전력소비가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기상청은 에어컨 실외기 열풍이 열섬 현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이같은 개문 냉방으로 인한 전력 낭비는 물론 한전의 천문학적 적자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근거해 시정명령과 명령 불응시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안되고 있다. 상인들은 매출 걱정, 정부는 에너지 낭비 걱정. 상반된 입장이지만 국민들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안될 리 없다.

두번째로 에너지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힘써야 한다. 한국의 에너지효율은 선진국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제조업에서는 에너지효율 향상이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효율성 제고에 많은 투자를 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가정이나 일반 건물 등에서의 에너지효율은 크게 뒤떨어진다.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재활용에 있어서도 제도 개선이나 투자가 여전히 미흡하다. 덴마크의 칼룬보그시는 공단에서 나오는 폐열과 폐수를 기업들 간에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오래전부터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부터 도입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그린 빌딩 제도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건물을 보수하는 경우 대출이자를 저리로 제공하고 있으며 물과 에너지의 효율이 기준을 통과 하지 않으면 아예 건물의 인가를 내주지 않는다.

오래전에 에너지 절약 공익 광고 중에 이런 노래 가사가 있다. " (승강기를) 잡지 말고, (계단 손잡이를) 잡으세요." 에너지절약을 위해 기억하기 쉽고 좋은 문구다. 절약은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운동을 하자. 그래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를 통해 "과거를 잡지 말고, 미래를 잡으세요"라는 것이 이루어 지도록 행동할 때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