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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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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수익률에 짓눌린 뉴욕증시…월가에선 이렇게 하라는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2 10:52
USA-STOCKS/WEEKAHEAD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국채수익률 급등 등의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이달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만 미 월가에선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미국 주식 하락세가 지속되더라도 월가 전략가들은 이를 추가 하락의 초입이 아닌, 올해 상승랠리를 놓친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는 이달 들어 본격 조정장세에 돌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달 들어 3% 가량 빠졌다.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오르면서 승승장구해왔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달에만 각각 4.12%, 5.91% 하락했다.

특히 이달에는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것이 증시에 하방 압박을 넣고 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우려가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4.35%까지 치솟은 후 4.339%로 마감했는데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10년물의 실질금리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었으며 30년물 국채금리는 4.47%까지 올라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따르고 있는 만큼 주식이 추가로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러나 월가의 주요 전략가들은 미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내비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최고전략가는 이날 투자노트에서 "미국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한 익스포져를 더 늘릴 여지가 있음을 목격했다"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 경로가 유지된다면 최근 하락세는 단기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스캇 크로너트는 S&P500 지수가 4200∼4300까지 떨어질 경우 장기적 및 전략적 투자자들이 재진입하는 데 있어서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S&P500 선물에 대한 헷지펀드 등 투기 세력들의 순 숏포지션이 14개월 만 가장 큰 폭으로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코스틴 전략가는 현재 헷지펀드의 레버리지 수준은 매수세를 대폭 늘릴 여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HSBC의 맥스 케트너 최고 전략가는 잭슨홀 회의 등 주요 관문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글로벌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회의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에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일축했다. 발언 직후 폭락했던 글로벌 증시는 지난해 10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몇 개월 동안 ‘잭슨홀 쇼크’에 벗어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케트너 전략가는 이번 잭슨홀 회의 이후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계기로 미국 증시 익스포져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P500 지수가 앞으로 더 빠지더라도 향후 몇 개월 이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로이톨드 그룹의 더그 램지 최고투자책임자는 S&P500 지수가 지난달 2022년 최고점까지 근접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약세장에서 매우 강한 회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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