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간도서] 오늘 내 마음은 빨강 |
아무리 내 아이라고 해도 냉철하게 말하면 나와는 전혀 다른 한 명의 사람이고 인격체다. 육아가 힘든 건 이 때문이다. 부모인 나와는 자라온 환경도 생각도 전혀 다르니 그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특히 언어 발달 과정기에 있는 유아기의 아이와는 더욱 소통이 힘들다. 많은 부모가 육아에 있어 감정 소모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래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수업과 교외 활동이 줄면서 소아 우울증이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미디어 사용 연령이 낮아지면서 아이들이 조숙해지고 너무 일찍 다양한 자극에 노출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자극은 쏟아지는데 바깥으로 풀 길 없는 아이들의 감정이 속에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다. 말이나 지식을 배우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바로 정서 지능을 높이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상황에 맞게 행동할 줄 아는 정서 지능. 정서 지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고, 어떤 상황에서 울어야 할지 감정의 혼란을 겪게 된다. 평범하지 않은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주변을 당황시킨다.
감정은 태어난 순간부터 나와 함께하며, 나의 성격과 타인의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돕는 정서 지능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지난 수십 년간 아이들을 직접 상담하고 치료하며 얻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제로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 수업 활동들을 실었다. 보통의 심리 육아서가 그렇듯 어려운 심리 용어들을 나열하며 전문적인 지식을 풀어낸 게 아니라, 그간 현장에서 접한 실제 사례들을 예로 들며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 또한 어렵지 않다. 일주일에 한 번, 단 15분의 시간만 들이면 충분하다.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컬러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미술 활동들이다. 엄마와 함께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아이와의 심리적인 거리는 줄어들고, 아이는 불안감, 분노,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소하고 절제력, 집중력, 사회성 등을 키우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좋은 점은 아이한테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아이의 그림에 비친 부모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마음 또한 되짚어보고, 아이와 함께하는 나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구성은 이 책이 부모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제목 : 오늘 내 마음은 빨강
저자 : 이주영
발행처 : EBS BOOKS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