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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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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환율 146엔대로 ‘연중 최고’…"당국 개입 없을듯"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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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6엔대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일본 금융당국의 직접개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지만 올해에는 당국 개입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8거래일 연속 오른 엔화 환율이 한국시간 기준 17일 오전 7시 30분 달러당 146.30엔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에 달러당 최고 146.56엔까지 치솟으면서 전날 장중 최고치인 146.41엔을 뛰어넘었다. 지난 1개월 동안 5% 가량 급등한 엔화 환율은 작년 11월 이후 9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자 올 들어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미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미일 금리격차가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16일(현지시간) 4.258%로 마감했는데 이는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6월 이후 1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대다수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대부분(most)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의 상당한 상방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현재 엔화 환율은 지난해 일본 당국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개입에 나섰을 때보다 더 오른 상태다. 실제 지난해 9월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45.90엔(일본은행 집계 기준)까지 치솟자 일본은행은 약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구두 개입에 이어 직접 개입에 나설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지난 15일 "외환시장의 동향을 높은 긴장감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1달러=145엔’ 돌파를 개입의 뇌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개입을 위한 절대적인 수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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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러 대비 엔화 환율 추이(사진=구글)


이에 따라 특정 수준보다 환율의 변동 폭이 당국 개입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환율 전략가는 "환율이 150엔까지 오르기 전에 당국이 개입에 나서게 될 요인은 엔화 환율이 움직이는 속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트레이더들은 일본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신호가 옵션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엔화 환율의 1주 내재 변동성은 여전히 올해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본 정부가 실제 개입에 나서더라도 엔저 흐름이 반전될지 미지수다. 실제 일본 정부가 작년 9월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음에도 엔화 환율은 다음달인 10월에 달러당 최고 151.95엔까지 치솟았다. 당국이 두 차례 추가 개입에 나선 뒤에야 엔화 환율이 마침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총 세 차례에 걸쳐 시장에 개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9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강달러 현상이 보이고 있는 만큼 당국이 개입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최고 국제 전략가는 "지난달 달러화는 모든 통화대비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엔화만 유독 약세를 보인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일본은행이 개입에 너무 성급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지난달 중순엔 100선 밑으로 추락했지만 현재는 103 수준으로 반등한 상태다.

한편, 시장에서는 엔화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IBC의 비판 라이 글로벌 환율 전략 총괄은 중국 경제 약세까지 반영해 엔화 환율이 달러당 147∼148엔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달러 환율이 150엔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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