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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경쟁사들, IFRS17 이익 부풀리기 시도...2,3년 내 정상화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4 17:26

"IFRS17 정상화까지 시장 혼재 예상...점유율 경쟁 지양할 것"



"자동차보험 소홀 평가 오해...수익성에 따라 선택과 집중 전략"



메리츠금융, 상반기 순이익 1조2033억원...전년 대비 6.8% 증가

김용범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에서)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는 것 같다"며 "다만 이러한 수법들이 뻔 하기 때문에 IFRS17 제도는 2, 3년 내에 정착되고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의 경우 출혈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15일 상반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 경쟁 강도,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에 "현재 IFRS17에 대한 중요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실손손해율 등 큰 구멍들이 메워지고 있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장기손해율 곡선 뒤쪽을 꺾어서 10년 이후 손해율이 하락한다거나, 동일한 담보임에도 2017년과 2018년 이후 계약을 나눠서 별도의 상품인 것처럼 꾸며 수익성 좋은 최근의 상품으로 보험계약마진(CSM)을 부풀린다거나, 손실 계약을 흑자 계약과 같이 묶어서 손실 계약을 지우는 등의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업계의) 이익 부풀리기 시도에도 IFRS17은 2, 3년 내에 정착되고 정상화될 것"이라며 "향후 2, 3년간 IFRS17이 정착될 때까지 시장 상황이 혼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 점유율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과 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리츠금융그룹, 메리츠화재의) 기본 영업 전략은 가치 극대화를 지향하고, 단순 내실 경쟁을 지양하는 것"이라며 "세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에만 집중하고, 자동차보험은 소홀히 한다는 평이 있는데, 우리는 상품에 따른 차별을 두는 것이 아닌 수익성에 따라, 수익성이 좋은 방향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른 회사와 출혈 경쟁에 동참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곧 메리츠그룹의 DNA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2024년 혹은 중장기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대한 질문에 "메리츠금융지주는 목표 ROE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최소 ROE 10%, 철저한 성과주의로 효율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임직원들은 경영진이 푸쉬(압박)하지 않아도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CEO들은 목표 달성을 위한 독려 대신 과도한 리스크가 없는지 점검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이 중장기 ROE를 설정하지 않는 것은 과도한 성과 압박이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론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과거 한국 금융사들이 매년 과도하게 ROE를 내다가 몇 년에 한 번씩 크게 사고가 나는 걸 봤다"며 "참고로 최근 5년간 메리츠증권 ROE는 평균 14.3% 수준이고, 메리츠화재는 평균 25.8% 수준"이라고 말했다.

메리츠금융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유승화 메리츠증권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전무는 그룹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해 "전체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13조8000억원이고, 이 중 대부분이 선순위 대출"이라며 "부동산 PF 연체율은 1.3%로 집계됐는데, 담보가 충분할 경우 연체자산 대부분이 원금을 포함한 연체 이자까지 회수되고 있어 실제 손실로 이어지는 금액은 미미하다"고 자신했다. 최근 국내에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그룹 익스포져는 2조6000억원이고, 충당금은 299억원"이라며 "전체 자산 대비 1.1% 수준으로, 연체 중인 자산은 없다"고 밝혔다.

유 전무는 "종합해서 말씀드리자면 부동산 PF 자산건전성은 선순위 대출 중심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매월 공정 가치를 평가해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는 충당금을 적립하고, 수익증권 기준가를 조정하는 등 주기적으로 재무에 반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리츠금융지주는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조20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30조6638억원, 영업이익도 1조59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4.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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