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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혁신방안…은행, 내부통제 또 '허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3 15:30

15년간 PF 부서 근무하며 5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미리 알아채지 못해



당국 '내부통제 혁신방안' 마련했지만

내부통제 실패로 노력 무색

경남은행

▲500억원대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의 한 서울 지점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BNK경남은행에서 500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장기 근속자 순환근무 등 기본적인 내부 통제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지난해 11월 마련된 내부통제 혁신방안에 따라 내규를 개정해 지난 4월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이같은 노력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경남은행에서 총 562억원에 이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혐의를 확인했다고 전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투자금융부서 직원 A씨에 대한 자체감사 결과 77억9000만원의 횡령 혐의를 확인하고 금감원에 이를 보고했다. 이후 금감원이 즉시 현장검사에 착수해 484억원의 횡령·유용사고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금감원은 경남은행의 내부통제 실패도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직원 A씨가 부동산 PF 대출 업무만 약 15년간 담당하는 등 장기근무자에 대한 순환인사 원칙이 이뤄지지 않다고 본 것이다. 또 고위험업무에 대한 직무가 분리되지 않았고, 거액 입출금 등 중요 사항 점검이 미흡한 점 등을 들어 경남은행에서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면서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앞서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고, 이밖의 시중은행에서도 크고 작은 횡령 사고가 끝이지 않자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개선을 위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같은 영업점 3년·동일 본점 부서 5년 초과 근무자인 장기근무자에 대한 기준을 강화했다. 부서 이동은 3∼5년, 직무순환은 1∼2년이란 기준이 있으나 예외가 있을 경우 특별한 통제장치가 미흡하고, 장기근무자에 대한 인사관리 기준이 부재해 5%로 비율을 제한해야 한다는 등의 기준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에서 거액의 횡령 사고를 일으킨 직원 B씨도 10년이 넘게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장기근무자였던 만큼 순환인사 원칙을 더욱 강조했다.

또 직무분리 제도, 명령휴가 제도 등을 개선하면서 사고 발생 우려가 높은 업무에 대한 관리와 점검을 더욱 강화했다.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은행들이 내규 변경을 통해 지난 4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이번 경남은행 사태로 혁신방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장급인 직원 A씨가 사실상 부동산 PF 대출 심사·승인·송금 과정을 모두 처리하며 자금인출 요청서 등 서류 위조, 가족 명의 계좌 이체 등이 이뤄졌으나 경남은행은 이를 알아채지 못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내부통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금감원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이 사고예방을 위한 내부통제를 개선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감독, 제도개선을 강화해 왔다"며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다"고 했다.

이번 사고로 내부통제 허점이 드러난 경남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도 이뤄질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이상 외화송금이 발생한 5대 시중은행에 대해 영업 일부 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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