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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 '4%대'가 대세...만기도 세분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2 14:37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연 4.04%



OK저축은행, 7개월 만기시 4.31% 금리

JT저축은행, 6개월 만기 정기예금 4.3% 금리



저축은행 수익성 악화, 영업활동 일부 제약

작년 말 특판상품 만기 도래...금리셈법 '복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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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축은행 일부 상품에 대한 금리를 올려 수신 잔고를 사수하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저축은행 업계가 최근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만기도 6개월, 9개월 등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인기를 모았던 고금리 특판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올해 같은 경우 저축은행 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적자, 연체율 상승 등으로 또 다시 특판상품을 내놓는 것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저축은행은 작년과 달리 예금금리를 일괄적으로 올리기보다는 만기를 세분화하고, 일부 상품에 대한 금리를 올려 수신 잔고를 사수하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이달 현재 연 4.04%다.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작년 11월 3.85%에서 12월 5.53%로 급등했다. 그러나 올해 1월 5.37%에서 2월 4.62%, 3월 3.79%, 4월 3.77%로 하락세였다.

예금금리 하락 기조가 반전된 것은 5월부터였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5월 3.87%에서 6월 4.0%로 4%대에 진입하더니 7월에는 3.97%로 소폭 하락하다가 다시 8월부터 4.04%로 반등했다.

저축은행

▲올들어 저축은행 79곳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추이.(자료=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별로 보면 금리인상 기조는 더욱 뚜렷하다. OK저축은행은 이달 1일부로 비대면 정기예금인 OK e-정기예금에 대해 6개월 이상 7개월 미만 유지시 4.31%의 금리를 준다. 기존에는 금리가 3.5%였는데, 이달부로 0.81%포인트(p) 인상한 것이다. 대신 만기가 7개월 이상 12개월 미만인 경우 금리를 기존 4.21%에서 4.11%로 조정했다. 12개월 만기 유지 시에는 이전과 같은 4.21%의 금리를 준다.

JT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1.75%포인트(p) 인상했다. 대면 정기예금에 대해서는 6개월 만기 기준 4.2%의 금리를 준다.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만기 기준 최대 4.3%다. 저축은행 79곳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2.97%인데, JT저축은행은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9개월 만기 연 4.2%의 금리를 주는 9개월 회전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별도의 가입 조건 없이 9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만기로 4%대의 금리를 준다. 만기 이후 중도해지시 약정금리를 보장해 손해가 없고,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변동금리에 따라 자동 갱신된다. 예치기간 중 3회까지 분할해지도 가능하다.

이렇듯 업계가 잇따라 금리를 올리는 것은 지난해 연말 고금리로 유치한 예적금 상품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예금금리 만기를 세분화해 수신자금 이탈을 막고,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올해는 79개 저축은행이 1분기 5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계속되면서 작년과 같은 높은 금리의 특판 상품을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특정 기간에 몰려있으면 저축은행 차원에서도 시장 상황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며 "한미간 금리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p)까지 확대되면서 한국은행이 하반기 추가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만기를 다양화하고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상 기조가 일괄적으로 이뤄졌다면, 올해는 가입기간별로 금리를 세부적으로 조정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 그만큼 저축은행의 금리 셈법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는 의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수신으로만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예금금리가 곧 조달비용으로 즉각 반영된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아 특판과 같은 영업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연말을 앞두고 만기를 분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등 일부 상호금융권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점도 저축은행 업계에 부담 요인이다. 서울 소재의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은 12개월 이상 유지시 연 8~10.5%의 금리를 주는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상호금융권이 일부 상품에 대해 예적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타 금융사들이 금리를 올리면 저축은행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반면 최근 시중은행은 일부 특수한 상품을 제외하고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 첫 거래 고객 등 이벤트성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정기예금 금리를 조금씩 내리는 추세"라며 "이벤트성 상품까지 포함하면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실제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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