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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FP/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일 새벽(현지시간) 모스크바의 고층 비즈니스 센터 건물이 드론 공격을 받아 1개 층이 손상됐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드론 몇 대가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도중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3대의 드론으로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의 시설들을 공격하려 했다"면서 "2대는 모스크바 서쪽 외곽 지역에서 방공망에 격추됐고, 다른 1대는 전자전 장비에 요격돼 모스크바-시티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현지 재난당국과 소뱌닌 시장에 따르면,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스 통신은 또 이날 드론 비행 경로에 가까운 모스크바 서남쪽 외곽의 브누코보 국제공항이 일시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공항 측은 "오전 2시 53분부터 3시 26분까지 항공기 이착륙이 제한됐다"면서 "오전 3시 50분 제한이 해제됐다"고 발표했다.
브누코보 국제공항은 대통령의 해외 방문 및 외국 국빈들의 러시아 방문길에도 자주 이용되는 곳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30일에도 우크라이나 드론 3대가 모스크바를 향했지만 격추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대부분의 경우 공식적 인정을 피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계획적으로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격을 통해 후방 교란 작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전쟁을 먼 얘기쯤으로만 여겨온 평범한 러시아인들에게 충격을 주는 데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다.
결국 직접적인 타격 보다는 여론전 성격을 띠는 공격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에 대응하는 러시아 당국도 연이은 드론 공격을 우크라이나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면서도 이들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며 대부분 크지 않은 재산 피해만 발생했다고 선전했다.
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에 실패하고 있다며, 러시아 본토 타격도 이른바 ‘열세의 증거’로 주장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대반격’ 뒤 러시아군 저항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7월 한 달 동안 2만명이 넘는 병력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독일제 레오파르트 전차 10대와 미국제 브래들리 장갑차 11대, 미국제 M777 곡사포 40대, 영국·미국·독일·프랑스·폴란드 등에서 지원받은 자주포 50대 등 각종 무기 2227대가 손실되는 피해도 봤다"고 했다.
쇼이구 국방장관은 또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 속에 실시 중인 대반격의 실패로 러시아 내 도시에 있는 민간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 속에 수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초 대반격을 개시했다. 이후에는 러시아군에 내줬던 동남부 지역 영토 일부를 탈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대반격은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전선을 따라 참호를 파고 지뢰 등을 대량으로 심어 놓은 러시아군의 견고한 방어선에 막혔기 때문이다.
전황은 장기전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차기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변수도 대두된다.
당장 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만들려 했다며 전쟁 책임을 자국 행정부에 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미국 매체 뉴스위크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내가 하려고 했던 대로 러시아와 더 나은 관계를 맺기는커녕 우리는 지금 러시아와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황폐해졌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제3차 세계대전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hg3to8@ekn.kr